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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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고 "국민썸남 타이틀? 민망하지만 감사해" (인터뷰)

기사입력 2014.05.29 00:15 / 기사수정 2014.05.29 14:57

정희서 기자
가수 정기고의 첫 발은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가수 정기고의 첫 발은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걸그룹 씨스타 소유와의 듀엣곡 '썸(SOME)'으로 '국민썸남'에 등극한 정기고는 한 곡으로 순식간에 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섭섭하다. 힙합과 R&B를 좋아한다면 그의 목소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섬세한 보컬과 감미로운 음악으로 마니아층과 평단을 사랑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더 많은 대중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정기고의 음악 인생 제2막이 열렸다.

최근 서울 강남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정기고와 만나 그가 밟아온 음악적 발자취와 앞으로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힙합신의 희귀 보컬리스트, 스타쉽엑스와 소유를 만나다

'썸'으로 혜성처럼 대중 앞에 등장했지만 사실 정기고는 지난 2002년 데뷔곡인 인피닛 플로우의 'Respect U'를 시작으로 더 콰이엇의 '그 남자 그 여자', 이루펀트의 '코끼리공장의 해피엔드:졸업식' 등 많은 힙합 뮤지션들과 콜라보 작업을 해왔다. 그 뿐만 아니라 2008년 싱글앨범 'Byebyebye'부터 2012년 EP앨범 'pathfinder'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5장의 싱글앨범과 1장의 미니앨범을 발매하며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2012년 자작곡이 담긴 '블라인드'(Blind)로 한국대중음악상 노래부문 '최우수 알앤비 솔' 상을 타기도 한 실력파다.

흔한 소속사도 없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홀로 음악을 해온 정기고는 지난해 12월 씨스타와 케이윌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독립음반 레이블 스타쉽엑스와의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음악적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기고는 "언젠가는 많은 대중 앞에서 노래해야지'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어요. 팬들의 사랑을 많고 적고 따지는 건 웃기지만 소수의 팬들에게만 제 음악을 들려드리면서 음악을 끝내고 싶지 않았어요. 많은 방법을 찾았죠"라고 거취를 결정한 계기를 설명했다.

사실 정기고는 계약을 하기 전 혼자 해온 버릇이 있어서 순응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막상 소속사에 들어가니 대기업 입사하는 느낌까지 들었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행보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스타쉽엑스의 비전에 공감되는 구분이 있었어요. 음악적인 부분도 많은 도움 받았어요. 씨스타 소유, 이단옆차기와 등 현 가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과 쉽게 작업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생각지 못했던 기회였어요."

정기고는 '썸'의 인기 부담이지만, 크게 연연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정기고는 '썸'의 인기 부담이지만, 크게 연연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정기고에게 '국민썸남'이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그동안 정기고는 타가수의 앨범에 참여한 적은 많지만, 정기고의 앨범에 다른 가수가 피처링을 한 적은 극히 드물었다. 스타쉽 엑스에 이어 정기고의 새로운 선택을 콜라보 작업이었다. '썸'은 그냥 흘러가듯 듣기 편안한 음악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썸'이 대박을 친 데는 소유의 힘이 컸다. 정기고에게는 '소유의 남자'라는 웃지 못할 별칭이 붙기도 했다. 정기고는 소유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반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녹음실에서 처음 만났어요. 소유가 어리고 여자 아이돌이라서 깐깐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들어오자마자 90도로 인사하며 굉장히 예의가 발랐어요. 방송 경험은 저보다 선배니 배울 점도 많았죠."

하지만 정작 정기고는 '썸‘의 흥행을 예측하지 못했단다. 그는 "노래에 기승전결과 지르는 부분이 없어서 걱정했다"고 전했다. 정기고에게 '썸'의 흥행요인을 묻자 "겨울에서 봄으로 날씨가 풀릴 때 쯤 곡이 나왔어요. 움추려있던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는 시기에 연애 심리를 자극한 것 같아요“라고 발매 시기와 알쏭달쏭한 가사를 꼽았다.

상반기 음원차트를 휩쓴 정기고에게 정산 금액이 기대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솔직히 기대는 안해요. 단순히 돈이 아니라 이걸 통해서 앞으로의 음악 인생과 정산 금액을 보장받는 기분이에요. '정기고'라는 사람을 알고 들어주시니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정기고에게 '썸'이란 터닝포인트였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정기고에게 '썸'이란 터닝포인트였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정기고의 제2막,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정기고는 '썸' 활동하면서 1위를 많이 했지만 한 두 달 지나고 보니 남의 일 같다고 말했다. "세상은 빨리 변하고 하루에도 수많은 앨범이 나오잖아요. 저를 향한 주목이 있었지만 그게 금방 없어질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인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묵묵히 해나갈 거에요."

'썸'이 차트 상위권에서 채 내려오기도 전에 정기고는 신곡 '너를 원해(feat. 빈지노)'를 들고 다시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 '썸'이 직접 대중을 겨냥한 곡이었다면 '너를 원해'는 정기고의 옛 음악 느낌이 묻어나 있었다. 그는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솔로가수이미지를 쌓기 위해 쉬지 않았어요"라고 공백기를 두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정기고는 '소유X정기고의 이미지를 벗고 솔로가수 정기고로서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지만, 온전한 솔로곡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밑바탕에는 천천히 변하고 싶다는 그의 깊은 생각이 담겨 있었다. "콜라보형 가수 이미지는 제가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봐요. 그런 반응들이 싫지도 않고 아직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미지에 갇혀서 '절대 앞으로 콜라보는 안 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음악만 좋다면 김건모 선배님, 15& 등 콜라보 해보고 싶은 가수들도 정말 많아요"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 음악도 변해요. 예전과 늘 똑같은 음악을 하고 있다면 퇴보라고 생각해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느냐가 중요하죠. 과거 팬들이 그리워하는 음악과의 이질감은 제가 프로듀싱한 정규앨범 등을 통해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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