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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속 이 배우, 피터 딘클리지를 아시나요?

기사입력 2014.05.29 07:00 / 기사수정 2014.05.30 11:43

박지윤 기자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 출연한 피터 딘클리지. ⓒ이십세기폭스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 출연한 피터 딘클리지. ⓒ이십세기폭스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공식 프로필 135cm. 이 작은 키의 배우가 미국 전역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패스트'는 개봉 4일 만에 1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초대박을 터트렸고,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시즌4'는 시청자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게 누구냐고? 바로 '피터 딘클리지(Peter Dinklage)'다.

'엑스맨'에 함께 출연한 휴잭맨과 판빙빙. ⓒ이십세기폭스
'엑스맨'에 함께 출연한 휴잭맨과 판빙빙. ⓒ이십세기폭스


1969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난 피터 딘클리지는 선천적으로 앓게 된 '연골 형성 부전증(왜소증)'으로 인해 키가 자라지 않았다. 보험 판매원이었던 아버지와 음악교사였던 어머니는 그의 다리뼈를 자라나게 하기 위해 다섯 살이 되던 해 그를 수술대에 올렸다. 하지만 끝내 딘클리지의 키는 자라지 않았고, 부모는 대신 그를 평범한 아이처럼 키우기로 결심했다.

딘클리지의 부모는 그를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진학시켰다. 그의 부모는 단 한 순간도 딘클리지가 특별대우를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한 교육철학 밑에서 그는 '배우'라는 거대한 꿈을 키워갔다. 그는 학창시절 대부분을 페데리코 펠리니, 존 카사베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영화에 심취해 지냈다.

하지만 연기자로 곧장 데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왜소증을 앓고 있는 그가 맡을 수 있는 배역은 극히 한정적이었다. 딘클리지는 대학 졸업 후 7년 가까운 시간을 직장인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는 '그저 컴퓨터에 정보를 때려 박는 생활'이었다며 당시를 인생의 '암흑기'로 표현했다.

피터 딘클리지는 '스테이션 에이전트'(위)를 통해 배우로 발돋움했다. 한국에는 '페넬로피'(아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 '페넬로피' 스틸컷
피터 딘클리지는 '스테이션 에이전트'(위)를 통해 배우로 발돋움했다. 한국에는 '페넬로피'(아래)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 '페넬로피' 스틸컷


꾸준히 배우라는 꿈을 향해 문을 두들긴 딘클리지는 영화 '망각의 삶'(Living in Oblivion, 1995)으로 27살의 나이로 데뷔했다. 그리고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The Station Agent, 2003)를 통해 마침내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하며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2003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이끌어냈고, 딘클리지는 시카고 비평가 협회, 피닉스 영화 비평가 협회 등 7개의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며 촉망받는 배우가 됐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오가며 커리어를 쌓았다. 한국에서는 제임스 멕어보이와 함께 출연한 영화 '페넬로피'(2008)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는 극 중 '돼지코' 페넬로피를 쫒는 형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리고 2011년. 그는 자신의 연기인생을 완전히 뒤바꿀 작품을 만났다. 바로 미국 케이블 방송사 HBO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이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 왕좌의 게임 공식 페이스북
드라마 '왕좌의 게임'.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 왕좌의 게임 공식 페이스북


귀족 '라니스터가(家)'에서 어머니를 죽이고 태어난 '티리온 라니스터'는 형제 중 가장 똑똑하고 현명했지만, 신체적 한계로 인해 경멸을 받으며 성장한 캐릭터였다. 아버지와 형제들은 그를 모두 비난했고, 그가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남들보다 똑똑해지는 길 뿐이었다. 딘클리지는 지혜롭고 정의로운 '티리온'을 연기하며 2011년 에미상, 골든 글러브, 국제비평가협회 남우조연상을 싹쓸이했다. 수많은 배우가 등장하는 대작 '왕좌의 게임'에서도 티리온은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왕좌의 게임-시즌2'에서 출연 배우 중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금,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패스트'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볼리바 트라스크' 회장을 장애를 가진 인물로 변경하면서까지 딘클리지를 캐스팅했다. 난쟁이 트라스크 회장은 '돌연변이'를 제거하기 위해 센티넬을 만드는 인물로, 일종의 '동족혐오'를 드러내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딘클리지는 이 작품을 통해 세계인에게 또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엑스맨' 싱가포르 프리미어 현장. 피터 딘클리지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했다. ⓒ이십세기폭스
'엑스맨' 싱가포르 프리미어 현장. 피터 딘클리지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했다. ⓒ이십세기폭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링컨 대통령의 키는 무려 193cm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키 큰 대통령'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남북전쟁의 위기에서 미국을 구했고, 노예제를 종식시킨 대통령으로 남았다. 피터 딘클리지 역시 '키 작은 배우', '난쟁이 배우'가 아니다. 작품마다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그에게 제한되는 역할은 더이상 없어 보인다.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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