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으로 남을 가족을 향한 진심의 무대

[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채점할 노래가 아니다."

SG워너비 김진호의 경쟁자로 무대에 선 거미의 어머니 장숙정 씨는 그의 노래를 듣고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점수는 의미가 없었다. 가족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부르는 노래에 순위는 중요치 않았다.

24일 방송된 KBS '불후의 명곡2'는 특별한 전설에게 바치는 헌정 무대를 준비했다. 바로 언제나 힘이 되주고 있는 가족이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6주 만에 방송을 재개한 '불후의 명곡'은 감동의 무대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려 했다.

이날 방송에는 조성모, 거미, 서영은, 유미, 휘성, 오렌지캬라멜, SG 워너비 김진호가 출연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방송은 가수 휘성이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 최광복 씨와 함께 부른 故 김정호의 '하얀 나비'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모든 출연진의 무대는 점수로 순위를 매길 수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날 첫 무대는 뇌졸증으로 병상에 있는 아버지를 위한 노래를 부른 조성모가 장식했다. 그는 주병선의 '칠갑산'을 선곡하며 "초등학교 6년 내내 자전거로 아버지가 데려다 주셨다. 그때 그 기억을 하면서 지금 아버지를 뵈면 다시금 한 번만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특유의 가성으로 감동의 무대를 꾸몄다.

두 번째로 나선 서영은은 남편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서영은은 감성적인 보컬로, 남편은 색소폰으로 '행복을 주는 사람'과 '반짝반짝 작은 별'을 편곡해 18개월된 아이를 위한 무대를 선사했다.

서영은에 이어 유미가 세 번째로 무대에 나섰다. 이날 유미는 아버지의 애창곡인 윤항기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선곡해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거미는 자신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가수의 꿈을 포기한 어머니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거미는 "엄마와 노래와 목소리 등 모든 게 닮았다. 엄마도 노래하시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미의 어머니 장숙정 씨는 "거미의 엄마, 왕거미다"라고 유쾌하게 자신을 소개한 뒤 딸과 함께 패티김의 '사랑은 영원히'를 불렀다. 모녀의 뛰어난 음색과 감동적인 무대는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거미 모녀에 이어 SG워너비의 김진호가 나섰다. 김진호는 출연진 중 유일하게 자신의 노래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본인의 실제 가족 이야기를 담은 자작곡 '가족사진'으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노래를 불렀다.

김진호는 "제대로 된 가족사진이 없어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명함사진을 붙여 가족사진을 만들었다"고 노래에 대한 사연을 소개했다. 김진호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애틋함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노래가 주는 감동을 그대로 표현했다.

걸그룹 오렌지캬라멜은 자신들의 색깔을 살린 상큼한 무대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오렌지캬라멜은 박주희의 '자기야'를 선곡해 깜찍한 안무로 소화했다.

이날 오렌지캬라멜의 레이나는 "'자기야'는 어머니의 애창곡이시다. 최근 어머니가 갑상선 수술을 받으셨는데 제가 걱정이 되실까 봐 이야기를 안 하셔서 괜히 울컥했다"고 선곡의 이유를 밝혔다.

휘성은 아버지 최광복 씨와 함께 무대에 나서 '가족특집'의 감동적인 마무리를 선사했다. 이날 故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부른 뒤 두 사람은 따뜻한 포옹으로 듀엣무대를 마무리했다.

객석에서 무대를 지켜본 휘성의 어머니는 "30대 아들과 60대 아버지가 마주보며 손잡고 노래부르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불후의 명곡'이 아나면 보기 힘든 모습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결국 이날 최종우승은 휘성 부자가 차지했다. 하지만 순위보다 출연진 무대 하나하나가 빛난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이름'인 가족에 대한 소중함이 더욱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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