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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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의 눈빛은 '인간 이산'을 말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4.05.15 09:07 / 기사수정 2014.05.15 13:58

박지윤 기자
현빈 ⓒ 올댓시네마
현빈 ⓒ 올댓시네마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 흔히 감성 표현이 풍부한 연기자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영화 '역린' 속 현빈은 관객들에게 눈빛으로 말을 걸어왔다. 때로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분노가, 또 가장 믿었던 친구를 잃은 슬픔이 그의 눈망울에 오롯이 담겼다. 관객들은 현빈의 일렁이는 눈빛에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인간 '정조'의 내면을 보았다.

현빈에게 '역린'이란?
"다양한 시점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


13일 오후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현빈을 만났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정조가 궁금했다. 매 컷 빛났던 현빈의 눈빛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었을까.

"왕으로서의 모습보다는 인간 정조, 이산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영화 내에서도 왕으로서 군림하는 모습은 별로 없죠. 오히려 인간 관계나 정조 자신에 대한 고민에 초점을 맞췄어요"

현빈은 정조의 삶을 알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조선왕조실록 정조편을 비롯해 정조에 관한 다양한 서적들을 읽으며 자신만의 정조를 탄생시키고자 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 중 하나가 바로 '등근육'이었다.


"정조는 문무에 모두 능했던 왕이었어요. 그렇기에 말 타기나 활쏘기 같은 무술 장면이 어설프게 비춰지지 않길 바랐어요. 그렇게 두세 달을 액션스쿨과 승마장을 오가며 보냈죠. 등근육도 정조를 표현하는 단면의 한 형태였어요. 그런데 개봉 전 관객 분들의 반응을 보며 '이게 다가 아닌데 마치 이게 전부처럼 비춰지면 어쩌지'하는 우려도 생기더라고요. 현빈 개인의 몸이 아니라, 정조의 한 모습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역린'이 개봉된 후 관객과 평단의 평가는 엇갈렸다. 물론 대중의 반응도 환호 일색은 아니었다. 지나치다 싶게 삽입된 플래시백과 사족들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등장인물들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내려던 것이 과욕이었다는 비판도 따랐다.

"'역린'을 정조의 이야기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정유역변에 관련된 사람들의 24시간을 그린 영화에요. 그래서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죠. 어떤 시점에서는 갑수(정재영 분)가 주인공일수도, 또 다른 시점에서는 아닐 수도 있어요. 다양한 시선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에요"

"스태프, 배우 모두 열심히 만든 영화인데, 안 좋은 이야기가 들리다보니 속상한 부분은 있어요. 하지만 판단은 영화를 보신 관객 분들이 내려주시는 거고, 점점 좋게 봐주시는 것도 같아요.(웃음) 여유가 되신다면 한번쯤 더 보시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네요. 처음 볼 때와는 다른 관점으로 즐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

현빈 ⓒ 올댓시네마
현빈 ⓒ 올댓시네마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인기 정상에 올랐던 현빈은 2011년 해병대에 입대하며 대중과 잠시 안녕을 고했다. '연기가 고팠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글썽였던 현빈의 전역식. 연기를 향한 그의 갈망을 짐작케 했다. 그리고 그가 복귀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시나리오가 바로 '역린'이었다. 무엇보다도 고대했던 작품이었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을 모른다.

"대본을 보며 '여기서는 이렇게 연기해야지'라고 생각나는 몇 가지 방식 중에 하나를 골라서 연기를 해요. 그런데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을 받고 나면 꼭 다른 방법이 생각나더라고요. 더 좋은 쪽으로.(웃음) 이런 과정을 최소화 시켜 나가면 제 연기에 더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배우 현빈과 인간 김태평.
"결혼은 마흔살 되기 전에, 이상형은 현모양처"


어느덧 11년차 배우. 가족들도 이제 김태평(본명)이 아닌 현빈으로 그를 부른다. 11년이란 시간은 배우 현빈으로서의 삶에 익숙해지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배우나 스타가 아닌 누군가의 배우자가 될 날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결혼이란게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잖아요. 결혼한 친구들은 절 부러워하지만 결혼을 많이 늦추고 싶진 않아요. 아마도 마흔이 되기 전에는 해야겠죠. 배우자는 어머니같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요즘 문득 예전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요. 전형적인 현모양처셨죠. 그런 분이라면 좋겠어요"

매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던 현빈이기에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연속해서 영화를 선택할지, 브라운관으로 복귀하게 될지는 아직까지 반반이다. 물론 팬들이 기대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선택하게 될지, 전혀 다른 장르에 도전하게 될지도 미지수다.

"차기작이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정해진 건 없어요. 현재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요. 아직까지 못해 본 역할이 많아서 그런지 기회가 된다면 되도록 다채로운 직업을 체험해보고 싶어요"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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