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안판석 감독, 정성주 작가 ⓒ JTBC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특급 콤비에 칭찬을 허하라.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JTBC 월화드라마 '밀회'가 웰메이드 작품으로 거듭난 데에는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감독이 있었다.
두 사람은 이미 최진실, 손창민 주연의 '장미와 콩나물'(1999), 원미경 강석우 심혜진 주연의 '아줌마'(2001), '아내의 자격'(2012)에서 호흡을 맞추며 히트메이커로서 명성을 날렸다.
특히 지난 2012년 2월 방송된 '아내의 자격'은 2011년 12월에 개국한 JTBC가 총체적인 시청률 부진으로 허덕일 당시, 비지상파채널로서는 유례없는 최고 5%대에 육박하는 시청률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JTBC 드라마의 우수성을 알렸던 두 사람은 '아내의 자격'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밀회'로 재회했다. '믿고 보는 콤비'가 뭉쳤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아 보였다. 20세 연상연하 커플의 위험한 사랑을 소재로 다뤘고, 불륜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안판석 감독이 "나이 차를 극복한 사랑으로 아이러니하게 수동적으로 살아온 자신을 되짚어본다. 모험 없이 안전하게 살아온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아닌가"라고 말할 때도 반신반의한 시각이 팽배했다.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는 조용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작품으로 정면 승부하며 편견을 누그러뜨렸다.
안판석 감독은 연출력의 경지를 보여주며 '망을 봐주고 싶은 드라마'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음악적 교감을 알리는 피아노 격정신, 이선재(유아인 분)의 방 안에 진열돼 있는 물건을 피사체로 삼아 은유적으로 그려냈던 베드신, 선재의 어려운 사랑을 담은 빌리 조엘의 '피아노맨'을 완곡을 모두 틀었던 장면은 그 예다.
정성주 작가는 오혜원(김희애)이 안락한 삶을 떠나 위험한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지에 주안점을 뒀다. 불륜이라는 결코 아름답지 않은 소재로, 추문이 추문을 덮는데 사용되는 클래식계의 추악한 본성의 강도를 배가시켰다.
자극적인 멜로 설정이 지닌 위험 부담을 인간의 추악한 본성으로 자연스레 넘기는 수완을 보였다. '밀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성주 작가는 클래식계를 조사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애는 "'밀회' 대본은 문학 작품이다. 어떻게 이런 대사가 있을까 싶다. 허를 찌르는 대사, 마음에 와닿는 대사의 향연이다"라고 말했다. 정성주 작가는 김희애의 극찬대로 작품에 입담을 녹여냈다.
"이거 특급 칭찬이야!", "지혜롭게 잘 숨고, 네 집과 너 자신을 지켜줘. 더러운 건 내가 상대할게. 그게 내 전공이거든", "뒷모습 좀 보이지 마세요. 그거 사람 미쳐요" 등 혜원과 선재의 은밀한 속삭임마저도 설렘을 자아냈다.
'밀회'의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 박준서 CP는 "안판석 감독은 인간의 내면, 탐욕, 거짓된 부분들 등 철학적인 기반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을 선호한다. 정성주 작가는 재밌는 스토리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 등 본질적인 내용을 고민한다. 그래서 이번에 '밀회'는 본질이 불륜이 아니고 그런 상황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람은 당장의 인기를 끄는 것보다 후세에 남을 수 있는 걸작을 만들자는 마인드를 지녔다. 그래서 배우들도 방송분이 나오면 만족하고 있고, 신뢰가 두터웠다고 전해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