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패했다. ⓒ 두산베어스 제공
[엑스포츠뉴스=잠실, 임지연 기자] 야구에 ‘만약은 없다’는 속설이 있다. 그럼에도 ‘경기 도중 벌어진 황당한 해프닝이 없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해볼 법한 경기였다. 3연승을 챙기며 상승세를 타던 두산이 아쉬운 수비와 황당한 해프닝에 발목 잡혀 1패를 떠안았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첫 맞대결에서 7-13으로 패했다. 결과만 살펴보면 두산의 완패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팽팽하던 경기는 2회초 터진 황당한 해프닝에 순식간에 한 축으로 기울어졌다.
두산 입장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경기가 됐다. 두산은 1회초 홍성흔의 1타점 적시 좌전 안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1-0으로 앞선것도 잠시. 선발 크리스 볼스테드가 흔들렸다. 볼스테드는 선두타자 히메네스에 솔로포를 맞아 1-1을 허용했다. 이어 1사 후 황재균의 볼넷과 문규현, 전준우에 연속 안타를 맞아 1-2로 쫓겼다.
계속된 1사 만루. 볼스테드는 정훈에게 3루수 땅볼을 이끌었다. 두산은 5-2-3 병살타를 노렸으나 이 과정에서 포수 양의지의 아쉬운 수비가 터졌다. 3루주자 문규현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발이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진 것. 결국 타자와 주자가 모두 세이프됐다.
문제는 후속 장면이었다. 기록원이 심판의 판정을 보지 못해 전광판에 잘못된 기록을 알렸다. 문규현이 홈에서 아웃된 것으로 착각해 2아웃을 알렸다. 이에 두산 볼스테드는 손아섭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때 강민호가 김응국 코치에게 상황을 전달해 롯데 벤치가 심판진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상황을 파악한 심판진은 손아섭이 내야 땅볼로 얻은 타점을 인정한 채 2사 2, 3루에서 다시 2회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맞섰다. 만약 기록원이 올바른 판정을 내렸을 경우 볼스테드가 후속타자 손아섭의 투수 땅볼 때 1루에 송구할 게 아니라 홈으로 공을 던져 추가 실점을 막았을 것이라는 게 두산의 항의 이유였다. 그러나 두산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22분간 중단된 끝에 2회 2사 2,3루에서 재개됐다.
황당한 사건을 지켜보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볼스테드는 롯데 4번타자 최준석과 어려운 승부를 벌인 끝에 3점 홈런을 맞았다. 이어 3회에도 안정을 찾지 못해 추가 2점을 내준 뒤 3회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시즌 초반 마운드가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두산은 최근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선발은 최소 6이닝 이상을 소화해줬고, 불펜진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볼스테드는 앞선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만큼 ‘이닝 이터’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황당한 해프닝 뒤 씁쓸하게 고개를 숙였고 두산의 연승 행진도 멈췄다.
팽팽하던 경기는 미숙한 실수에 순식간에 큰 점수차로 벌어졌다. 두산은 막판 뒷심을 발휘해 7회 대거 7점을 추가했으나 시작부터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긴 어려웠다. 두산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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