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챙긴 한승혁. 사진=KIA 한승혁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마운드 위에서도 배짱있게 던져야 할텐데."
프로 3년차 우완 투수 한승혁의 선발 등판을 예고하며 KIA 선동열 감독은 '기대 반, 걱정 반'의 심경을 드러냈었다.
선동열 감독이 KIA에 부임한 이후 한승혁은 감독의 기대를 많이 받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일단 직구 속도가 빠르고, 구위가 일품이다. 그러나 정작 마운드에 올라서는 자신이 가진 공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 항상 제구가 말썽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불펜 피칭을 할 때 한승혁을 보면 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실전에서는 그 공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입맛을 다셨다.
그런 한승혁이 15일 홈에서 열린 한화전 선발 투수로 기용된 것은 지난 9일 목동 넥센전에서의 인상깊은 활약이 바탕이 됐다. 당시 KIA의 선발 투수였던 박경태가 채 2이닝을 채우지 못하자 한승혁이 등판했다.
실점(3실점)은 있었지만 빠른 볼로 넥센 타선을 요리하며 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더욱이 선발이 부진으로 일찌감치 강판돼 완벽히 붕괴될 수도 있었던 팀의 마운드를 4이닝이나 끌어줬다는 점이 가능성을 엿보게끔 했다.
넥센전에서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투구인 83개의 공을 뿌린 다음날, 목동구장에서 만난 한승혁은 어제 공을 많이 던졌는데 괜찮느냐고 묻자 단박에 "전혀 안괜찮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어 "1회부터 등판 준비를 하고 있어서 괜찮다. 다만 볼넷을 내준 것이 만족스럽지 않다. 코치님이랑 감독님이 제구를 좀 더 손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다음 등판을 기약했다.
이후 KIA의 4,5선발인 임준섭과 박경태가 나란히 부진하자 선동열 감독은 한승혁을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하는 '한 수'를 뒀다. 그리고 그 수는 '신의 한 수'로 돌아왔다.
비록 계투 난조로 선발 첫 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지만, 한승혁은 자신의 역할을 200% 해내며 어두웠던 KIA의 마운드를 환히 밝혔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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