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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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군소기획사③] 연습생 시절부터 갈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

기사입력 2014.05.01 09:35 / 기사수정 2014.05.01 09:50

정희서 기자
가수 지망생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몰리고 있다. ⓒ SBS 방송화면
가수 지망생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몰리고 있다. ⓒ SBS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낮 12시에 출근해서 밤 11시가 돼야 집으로 돌아가요"
연습생들은 언제 올지도 모를 데뷔 날짜를 기다리며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낸다. 이들은 정오까지 소속 기획사 연습실에 모여 2시간 가까이 호흡과 발성 연습을 한다. 목이 어느 정도 풀리면 보컬 4-5시간, 안무 4-5시간 등 '강도 높은' 트레이닝 시간을 가진다. 연습생들의 이런 '혹독한' 수련 생활은 대형기획사든 군소 기획사든 별 차이가 없다. 이들은 하나같이 "꿈이 있으니깐 힘들어도 버틴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똑같이 춤과 노래를 배우지만 신인 가수라는 타이틀을 따내는 시기는 기획사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군소 기획사의 자본력으로 대형기획사의 이미지 전략과 기획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국내 3대 기획사로 손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는 각기 독자적인 이미지로 업계 포지셔닝에 성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H.O.T부터 EXO까지 20년의 세월 동안 쌓은 노하우로, 외모와 실력을 갖춘 고도로 훈련된 아이돌의 전형을 만들어 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걸그룹 붐을 주도한 원더걸스부터 수지가 속한 미쓰에이까지 편안한 이미지와 중독성 강한 박진영 표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2NE1 등 힙합을 기반으로 한 트렌디한 음악성을 강조하며 실력파 아이돌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연습생들은 오디션이나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기획사에 발탁된 뒤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 아래 교육을 받는다. 연습생을 선발하는 오디션은 정기 혹은 비정기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K-pop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대형 기획사들은 대규모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2014 S.M. Global Audition'은 약 3개월간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태국 등 총 7개국 18개 도시에서 펼쳐져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방송사와 소속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도 개발됐다.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슈퍼스타K'의 경우 TOP 10에 진출한 참가자들 대다수는 방송 이후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정식 가수로서 도약을 꿈꾼다. 특히 SBS 'K팝스타3'에서는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심사위원 세 사람이 출연해 경연 과정에서부터 자사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참가자들을 훈련한다. 우승자에게는 직접 거취를 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도 한다.


연습생들의 나이는 10대 초반까지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996년 이후 2003년 이전 출생자까지 오직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2014 JYP Dream Teen 오디션'을 열기도 했다.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뽑기 위해 될성부른 떡잎부터 키우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대형 기획사의 경우에는 자체 트레이닝 팀이 존재해 연습생들의 교육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연습생들은 춤, 노래, 연기를 기본으로 제 2 외국어와 방송 예절, 인성 교육까지 받으며 아이돌로 완성된다. 반면 군소 기획사는 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방식으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 군소 기획사 관계자는 "오디션에 참여하는 '싹수 있는' 10대들은 대형기획사로 몰리기 때문에 우수한 연습생을 뽑기가 쉽지 않다. 교육 내용은 비슷하지만 강사와 프로그램의 질적인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 CJ E&M, KBS Joy, MBC 에브리원, 엑스포츠뉴스 DB
아이돌 그룹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 CJ E&M, KBS Joy, MBC 에브리원, 엑스포츠뉴스 DB


SM엔터테인먼트는 연습생 시절부터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SM루키즈'라는 예비스타 브랜드를 만들어 연습생들의 얼굴과 연습 과정을 담은 콘텐츠를 대중에게 지속해서 알리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소탈한 일상과 내면을 엿볼 수 있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좋은 홍보 수단이다. YG의 '리얼 다큐 빅뱅', 'WIN', JYP의 '열혈남아' 등 그룹의 결성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부터 '2NE1TV', '소녀시대의 Hello baby', '엑소 쇼타임', '디스 이즈 인피니트'등 팀의 이름을 내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최근에는 '틴탑의 네버스탑 인 괌',  '멋진남자 비투비', 'I GOT 7', '블락비의 개판 5분전' 등 아이돌 그룹의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음반 활동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팬덤을 형성하는데 이바지한다. 하지만 이것도 방송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형기획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 보이그룹 멤버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팬덤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들 욕심을 내고 있다. 그런데 섣불리 만들었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봤다. 차별화를 두고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대중분들께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그룹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리얼버라이티를 향한 열망을 내비쳤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연습기간을 거쳐 아이돌로 완성되더라도 대중에게 어떻게 각인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대형 기획사의 경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군소 기획사는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낮다"고 진단했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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