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을 맞아 KBS는 이영표 등 출연하는 '예체능' 축구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이영표는 브라질월드컵 중계진으로 참가, 심도 있는 해설을 준비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2002년은 한국 축구에 있어 중요한 한 해였다. 월드컵 4강 신화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이어진 선수들의 해외진출은 한국 축구 수준을 급격히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2002년 월드컵은 우리 방송계에도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월드컵 특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착시키며 4년마다 월드컵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또 다시 월드컵의 계절이 왔다. 브라질월드컵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방송사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2002년 촉발된 '월드컵 예능', 그의 12년사(史)
예능의 월드컵 특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착됐다. 여기에는 축구대표팀의 성적도 한몫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8회 연속 본선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수준이었지만 근래 방송사 환경은 급격히 변했다. 예능이 오락 프로그램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월드컵을 가미한 '월드컵형 예능'이 등장, 꾸준히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웠다.
월드컵형 예능의 열풍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단초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이경규가 간다'였다. 이경규, 조형기 두 MC가 경기장에서 선수 및 응원단과 희노애락을 같이 하는 모습은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전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이를 계기로 이경규는 일명 '월드컵 대표 연예인'으로 불리며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대표격 인물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후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는 일부 예능 프로그램이 직접 개최지로 날아가는 수고스러움도 감수하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달 남은 월드컵, 3사 중계진 '친해지기'
2014년 세계 최대 축구 축제 월드컵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열정의 나라 브라질에서 전세계 축구 강호들이 국가의 명예를 걸고 한 달 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자 지상파 3사가 분주해졌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을 앞세워 분위기를 띄운다는 전략이 눈에 띈다. 이들의 공통된 목적은 예능을 이용해 축구 중계진의 친밀도를 높여 월드컵 기간 중 있을 중계 경쟁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MBC는 '아빠 어디가' 듀오 김성주, 송종국이 중계진으로 합류했다. 여기에 '판타지 스타' 안정환과 축구 해설가 서형욱 등도 가세해 재미와 전문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MBC는 '아빠 어디가' 듀오 김성주-송종국 듀오 등을 앞세워 타 사와는 개성 다른 중계를 계획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에서 친근감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였던 김성주, 송종국의 중계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 MBC 제공
김성주와 송종국이 마이크를 잡는 경기에서는 '아빠 어디가'의 후광을 톡톡히 볼 수 있다. '아빠 어디가'에서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던 두 사람은 캠핑장이 아닌 중계석에서 또 한번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는 각오다.
예능의 사후 효과를 바라는 MBC와 달리 KBS와 SBS는 사전 효과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S는 '예체능' 축구편을 통해 월드컵 붐 조성에 나섰다. 여기에는 연예계 축구돌들을 비롯해 조우종 아나운서와 이영표 해설위원이 출연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영표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KBS 해설위원진에 합류, 특유의 침착함과 진중함이 담긴 해설을 준비하고 있다.
SBS도 행보가 바쁘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던 배성재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입을 맞춘다. SBS도 타사에 뒤질세라 예능을 끌어들이고 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오는 5월 '정글의 법칙' 브라질편에 출연해 일찌감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차범근 해설위원도 SBS스페셜 '축구 강국 탐방기'를 전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