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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 ⑤] 지금 롯데에게 필요한 것 '노 피어'

기사입력 2014.03.28 08:00 / 기사수정 2014.03.27 18:58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구도' 부산이 다시 시끌벅적해질 수 있을까. 다 롯데 하기 나름이다.

만년 꼴찌 시절(2001~04시즌 최하위)을 지나 4강 단골손님(2008~12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자리를 굳혔던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지난 시즌은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128경기에서 66승 4무 58패로 5할 승률을 넘겼지만(승률 0.532) 9개 구단 체제에서 '반타작'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보장하지 않았다. 

사직 구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2008시즌 이후 5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사직구장 총 관중 수는 지난 시즌 약 77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2012시즌 관중 수는 무려 136만 8995명이었다. 단 1년 만에 관중 수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친 가운데 성적 부진, 이대호와 홍성흔의 이적 등 스타 플레이어 이탈도 악재로 돌아왔다. 

▲ 오프시즌 키워드는 공격력 강화

롯데를 4강 단골손님으로 만들어준 키워드는 '노 피어'였다. 장타력을 중시하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과 조성환(손아섭)-이대호-가르시아(홍성흔)-강민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은 무서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허약한 뒷문이 팬들의 뒷골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화끈한 타격은 보는 재미를 확실히 보장했다. 관중 수도 나날이 늘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 이후 롯데의 팀컬러는 완전히 달라졌다. 공격력보다는 투수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양승호 전 감독 이후 새로 부임한 김시진 감독은 지난 시즌 시범경기부터 희생번트 1위(경기당 0.73개)로 작전 야구를 시도했다. 정규시즌에서는 경기당 0.58개로 줄어든 수치를 나타냈지만 '빅볼'보다 '스몰볼'을 지향한다는 점은 여전했다. 롯데의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93으로 리그 2위, 팀 OPS는 0.705로 리그 7위였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 이대호(오릭스-소프트뱅크)의 공백은 누구로도 메우기 어려웠다. 더불어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마저 FA로 빠져나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작전야구는 한방을 쳐줄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었을 지도 모른다. 2012시즌 공동 최하위(509득점)였던 팀 득점은 2013시즌 7위(556득점)로 소폭 상승했지만 팬들의 갈증을 채워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롯데의 오프시즌 전력 강화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진행됐다. 외국인타자로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입했고, FA 선수로 최준석을 데려왔다. 두 선수 모두 1루수와 지명타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장타자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성우도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 포지션 배분만 잘 된다면 과거의 대포 군단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다. 



▲ '노 피어'의 유산, 손아섭


시즌 구상이 모두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외국인타자 히메네스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시범경기 3경기 성적은 8타수 1안타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 1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기대치를 높인 상황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손아섭이 해줄 때다. 지난 시즌 아쉽게 타격왕을 놓친 손아섭은 전지훈련을 앞두고 장타력 보완을 숙제로 걸었다. 그는 애리조나로 떠나기 전 "스윙스피드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 이번 시즌 장타가 많이 줄어서 비시즌 들어 하체를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타격 2위(0.345)에 올랐지만 장타율은 10위(0.474)였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가장 큰 '당근'은 역시 FA와 병역 혜택이다. 그는 24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프로 입단 동기인 KIA 양현종과 SK 김광현에게 "잘 부탁한다"며 "그 둘은 해결할 것도 해결했고…저만 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아섭이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승선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는 물론이고 롯데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강민호의 활약도 관심거리다. 강민호의 지난 시즌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는 2할 8푼 1리. 통산 기록 3할 4리는 물론이고 지난 시즌을 제외한 최근 3년 동안의 기록(0.314)보다도 낮은 수치다. 타율 2할 6푼을 기록했던 2009년에도 BABIP는 2할 7푼 8리로 2008년의 3할 9리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2010년 강민호의 BABIP는 3할 1푼 2리로 회복세를 보였고, 타율은 3할 5리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강민호의 BABIP이 평균에 비해 낮았음을 감안하면 올해에는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자연스레 타율도 정상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 돌아온 장원준이 불러올 효과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친 장원준의 입에서는 "너무 좋아서 걱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9일 NC전 4이닝 퍼펙트, 탈삼진은 5개가 나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XTM 이효봉 해설위원은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모든 곳에 꽂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3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9피안타 5볼넷 12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은 3.21이다. 

두 명의 외국인선수와 재계약에 성공한 롯데는 장원준의 합류로 일찌감치 1~4선발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한 자리가 불안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한국프로야구에 5선발까지 다 갖춘 팀은 많지 않다. 선발 역할도 해줄 수 있는 김승회는 시범경기 내내 구원투수로만 나왔다. 코칭스태프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장원준 하나만으로도 전력 상승은 확실히 됐다. 롯데는 장원준이 없었던 지난 시즌에도 선발 평균자책점 3.93으로 NC, LG에 이어 리그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시즌 100이닝 이상을 던져준 선수는 유먼과 옥스프링, 송승준까지 3명이었다. 고원준(상무)과 김사율, 김승회 등이 선발과 불펜을 오간 가운데 확실한 선발 카드로 남지 못했다. 장원준이 합류하면서 기존 스윙맨들의 부담도 한결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는 이번 시즌 마무리투수로 '더블 스토퍼' 체제를 예고했다. 우완 사이드암 김성배와 우완 정통파 강속구투수 최대성이 마무리 역할을 수행한다. 사이드암인 김성배가 좌타자에게 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시즌 김성배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 1푼 7리로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0.208)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단 피출루율은 우타자 상대 2할 6푼 9리, 좌타자 상대 3할 3푼 3리였다. 

허리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좌완 이명우는 2012시즌 이후 3년 연속 70경기 등판에 도전한다. 선발이 아닌 김승회는 롱릴리프 혹은 승리조의 일원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정대현은 5차례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2로 좋지 않았다. 21일 KIA전을 제외하면 경기마다 볼넷 혹은 피안타가 나왔다. 

기록 및 통계 = 아이스탯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롯데 강민호, 손아섭, 장원준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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