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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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일夜화] '세결여' 한채린, 시청률 얻고 기획의도 잃었다

기사입력 2014.03.24 01:39 / 기사수정 2014.03.24 11:47



▲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엑스포츠뉴스=이이진 기자] 송창의가 손여은과 재결합한 상황에서 이지아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굼증을 불러일으켰다.

22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 38회에서는 정태원(송창의 분)이 한채린(손여은)의 상처에 연민을 느끼고 재결합을 선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아침산책에 나선 태원은 재혼 전 채린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며 냉정하게 굴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 앞서 채린이 아버지에게 폭행당하며 자랐다는 사실을 알고 굳게 결심했던 이혼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

태원은 채린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가족들을 불러 모아 이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태원은 채린과의 갈등이 가족 구성원 전체의 책임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잘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태원은 채린과의 미래를 계획하며 다정한 남편의 면모를 과시했고, 다음 날 출근길을 배웅하는 채린에게 뽀뽀로 애정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원은 은수를 만나 슬기와 앞으로 태어날 김준구(하석진)의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살고 싶었던 마음을 고백했다. 태원이 그간 은수에게 미련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태원은 은수에게 "나 좋은 놈 허영 있는 것 같아. 그 사람 밀어내면 나쁜 놈 돼"라며 채린에 대한 행동이 사랑보다는 연민과 책임감에 가깝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태원의 변화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전개였다. 태원과 채린의 재결합 과정에서 사랑이 밑바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은 결혼의 참된 의미를 보여주겠다던 작가의 기획의도에 의구심이 들었다. 채린의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 길거리에서 딸을 폭행하는 장면 역시 태원의 행동을 납득시키기 위한 억지 설정처럼 느껴졌다.

채린의 아버지는 몇십 년 동안 높은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며 많은 돈을 기부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치밀하게 폭행 사실을 숨겨온 인물. 채린의 아픈 가정사가 슬기를 때린 것에 대한 면죄부라면, '가정폭력을 당한 사람은 아이를 때릴 수 있다'는 명제의 반증인 셈이다. 채린을 통해 아동학대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그려냈던 만큼 단순한 인과관계로 맺은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채린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신 스틸러라는 호평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얻었지만, 평범한 가정의 은수와 현수(엄지원) 자매를 통해 부모세대와는 다른 결혼관을 보여주겠다던 기획의도 마저 희미해졌다.

종영까지 2회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심인물인 은수 이야기를 통해 막장이 아닌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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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손여은, 송창의, 이지아 ⓒ SBS 방송화면]

이이진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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