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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누나의 도전…女 빙속 노선영, 동생을 위한 스퍼트

기사입력 2014.02.09 22:40 / 기사수정 2014.02.09 23:0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누나' 노선영의 도전이 '동생' 노진규에게 전달됐을까.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이 9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러아레나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4분 19초 02를 기록, 25위로 경기를 마쳤다. 개인최고기록 4분 07초 86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막판까지 끝까지 스케이트 날을 힘차게 찬 누나의 도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날 노선영은 동생 노진규를 위한 레이스를 벌였다. 남자 쇼트트랙 간판으로 주목받던 노진규는 노선영의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동생이다. 본래 남매는 함께 소치 무대에 입성할 예정이었다. 노진규는 남자쇼트트랙의 기대주로 각광 받았고 노선영 역시 2011년 제7회 아스타니-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계획이 흐트러졌다. 노진규는 골육종(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대표팀에서 막판 제외됐다. 지난 1월엔 원자력병원에서 왼쪽 어깨 견갑골 전부에 직경 13㎝ 종양을 제거하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병으로 인해 소치행이 불발된 노진규는 현재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원자력병원에 입원해 있다.



아픈 동생을 뒤로 하고 노선영은 빙속 출발선에 섰다. 노진규의 몫까지 해내겠단 일념으로 스케이트 날을 바짝 세웠다. 격렬한 레이스는 누나 노선영 만의 남다른 메시지를 대변해주는 듯했다. 막판 스퍼트를 내며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를 더했다.

200m지점에서 21초 32를 기록하며 출발한 노선영은 600m지점에서 53초 67, 1400m에서 1분 59초 85를 기록하며 다소 뒤처지는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이후 스피드는 살아났다. 1800m 지점에서 2분 33초 12를 찍어 기록 단축을 시작했고 2200m 지점에선 3분 06초 29를 기록했다. 결국 노선영은 4분 19초 02를 기록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가 끝난 후 노선영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누나 노선영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16일 노선영은 김보름, 양신영과 함께 여자 1500m에 다시 나선다. 이어 21일에는 여자 단체 추발 8강에서 또 다른 레이스를 벌일 예정이다. 남은 두 번의 누나의 도전이 병상의 노진규에게 이번엔 어떤 의미를 전해 줄 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노선영, 노진규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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