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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대한민국, '먹방'서 위로받다

기사입력 2014.02.09 17:30 / 기사수정 2014.02.09 19:04

한인구 기자


▲ 식샤를 합시다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하정우 먹방'부터 '추사랑 먹방'까지. 최근 방송·연예계에서는 '먹방(먹는 방송)'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식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도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식샤를 합시다'가 그 주인공이다.

'식샤를 합시다'는 이수경(이수경 분)을 중심으로 1인 가구 이웃들의 일상과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식욕 왕성한 이수경이 맛깔나는 '먹방'을 선보이며 극이 전개된다.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목요일 밤에 방송되는 '식샤를 합시다'를 보고 침을 삼키는 시청자들도 많다.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가미되긴 했지만 드라마의 주요 뼈대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배우들의 모습에 있다.

'식샤를 합시다' 박준화 PD는 "극중 1인 가구인 이수경이 주변 사람과 관계를 맺고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박 PD는 '식사'라는 큰 테마를 구상하게된 계기는 전작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에 있다고 했다. 그는 "'막영애'를 제작하다보니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먹방'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1인 가구의 증가를 꼽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은 35.9%에 이른다. 1990년 9.0%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0년 23.9%로 크게 늘었다. 통계청은 2025년에는 1인 가구가 세 가구 중 한 가구(31.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로 '싱글 라이프'가 확대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몸매 관리 등에 신경쓰는 시청자들이 '먹방'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한다고 진단했다. 문화평론가 박지종은 "1인 가구가 방송에서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며 자기위안을 하고, 쓸쓸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먹방'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먹방'은 개인방송 매체인 '아프리카 TV'에서 시작됐다. 최근 CNN 등 외신에서 한국의 '먹방' 문화를 재조명하면서 관심 받았다. 이와 관련해 아프리카 TV 홍보팀 안세림은 "2009년부터 '먹쇼(먹는 쇼)'라는 이름으로 BJ(Broadcasting Jacky)가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을 시작으로 '먹방'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안세림은 "지난해부터 '먹방'이 연예인들의 홍보수단으로도 이용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TV에서 '먹방' 방송의 비중은 5%다. 게임 관련 방송이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비율이다. 그러나 안세림은 "'먹방' 테마의 인기방송과 BJ가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먹는 방송이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표현의 용이성에 있다. 인간의 욕구는 크게 성욕, 수면욕, 식욕으로 나뉜다. 성욕은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수면욕은 방송 콘텐츠로 재미를 보장하기 힘들다. 반면 식욕은 표현이 쉽고 한국의 전통적인 밥상문화와도 관계가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은 "한국드라마에서는 전통적으로 먹는 장면이 많았다"면서 "'먹방'을 최근 트렌드로도 볼 수 있지만 사실 한국드라마 탄생과 궤를 같이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최규성은 "한국드라마에서의 밥상은 사건이 벌어지는 단초가 되는 것은 물론 갈등을 푸는 장치도 된다"고 했다.

개인방송과 드라마에서의 '먹방'의 차이점은 그 표현 방법에 있다. 문화평론가 박지종은 "아프리카 TV 등의 개인 방송에서는 BJ와 시청자가 화면과 채팅 등으로 상호교류 할 수 있다. 시청자가 식사에 참여하는 셈이다"며 "하지만 일반 방송에 비해 화질이 좋지 않아 많이 먹는 방송 위주로 콘텐츠가 구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로 드라마 등 방송에서는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힘들기 때문에 음식이 얼마나 맛있게 보이는가, 출연진이 얼마나 맛있게 먹는가에 초점이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외로워질수록 더욱 먹는 방송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자유로운 생활은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은 외롭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식샤를 합시다' 출연진, 윤후, 추사랑 ⓒ tvN, MBC, KBS]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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