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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가요대제전' 화려했지만 아쉬웠다 (종합)

기사입력 2014.01.01 07:55 / 기사수정 2014.01.01 03:29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MBC '가요대제전'이 2013년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어수선한 진행과 다소 밋밋한 무대로 연말 가요대축제라 하기에 2% 부족함이 엿보였다.

3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 '2013 MBC 가요대제전'이 개그맨 정준하와 방송인 김성주, 노홍철, 배우 클라라,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의 진행 아래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2013년 가요계는 46년차 가수 조용필부터 데뷔 2년차 엑소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이 공존하며 그 어느 때보다 K-POP이 풍성했던 한 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MBC '가요대제전'은 K-pop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콘셉트로 장장 280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오프닝은 MC 클라라와 하우스룰즈의 합동 무대로 꾸며졌다. 클라라는 조용필의 '바운스'와 크레용팝의 '빠빠빠'에 맞춰 걸스 힙합 댄스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올 한해 '빠빠빠'로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크레용팝은 서울 용산역으로 나가 특별한 무대를 꾸몄다. 크레용팝의 '빠빠빠' 전주가 흘러나오자 근처에 있던 시민들이 모여 대열에 합류해 작렬 5기통 춤을 선보이며 플래시몹의 진수를 보여줬다. 틴탑은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개그우먼 맹승지와 함께 찍은 '긴 생머리 그녀' 영상을 공개하며 독특한 인트로를 선보였다.

▲ 선후배간의 화합+다양한 콜라보 무대

이날은 트로트가수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 가요시장에서 설운도, 태진아 등 트로트 레전드들의 무대도 꾸며졌다. '동반자'와 '하얀 눈'을 부른 태진아는 무대에 앞서 아이돌들의 이름을 부르며 등장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설운도, 태진아, 홍진영, 박현빈 합동무대에서는 MC를 비롯해 아이돌 그 멤버들이 춤을 췄고, 선후배가 호흡하는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냈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 1세대 아이돌의 히트곡들도 '가요대제전'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했다. B1A4와 에이핑크는 변진섭 '희망사항', 박상민 '청바지 아가씨', 샵 'Sweety(스위티)', 더 블루 '그대와 함께', 쥬얼리 '니가 참 좋아', H.O.T '캔디' 조권&가인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등 총 7곡을 리믹스한 '러브송 메들리'를 선보여 색다른 느낌을 전달했다. 두 그룹은 남녀 시점에 따라 바뀌는 곡의 순서에 맞춰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재현하며 뮤지컬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젝스키스 '학원별곡', H.O.T '전사의 후예', 방탄소년단 'No More Dream'을 리믹스한 스페셜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젝스키스와 H.O.T의 곡을 통해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호응을 이끌어 냈다.

대세 가수들의 이색적인 합동 공연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샤이니 키와 소녀시대 티파니는 'bang bang'을 부르며 2세대 아이돌 대표주자다운 여유로운 무대매너로 환성적인 케미를 보였다. 또한 키와 에프엑스 엠버, 엑소 크리스, 찬열은 'Like A G6'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하이터치를 하는 등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임창정과 케이윌도 MBC '무한도전' 장미하관의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부르며 신나는 무대로 관객을 들썩이게 했다.


이날의 백미는 이효리, 타이거JK, 윤미래, 비지의 콜라보 무대였다. 네 사람은 이효리 '미스코리아', 드렁큰타이거 '살자(The Cure)', 이효리 '유고걸(U-Go-Girl)', 드렁큰타이거 '몬스터(Monster)' 등 총 4곡을 리믹스한 공연을 펼쳤다. 특히 윤미래, 타이거JK, 비지의 파워풀한 힙합 래핑과 화려한 이효리의 만남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 볼거리는 많고 시간은 짧고…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던 탓일까. 가수들의 스페셜 무대는 곡 수에 비해 할당된 시간이 너무 짧았다. B1A4와 에이핑크가 7곡을 리믹스한 무대를 선보였지만 무슨 노래인지 알 때쯤 다음 곡으로 바뀌며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카라 역시 자신들의 역사를 되짚는 무대를 위해 다섯 곡을 연달아 불렀지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가요대제전'은 매년 참가 가수들이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가요대제전'은 승자를 가리기 위한 문자투표가 진행된다는 점을 제외하고 청백전 콘셉트가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청백전을 살리기 위한 MC들의 어설픈 설전들이 전부였다. 

뿐만 아니라 정준하와 김성주, 노홍철, 클라라, 박형식 등 다섯명의 MC들이 뚜렷한 역할 없이 제각각 멘트를 쏟아내며 산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메인 MC 한명과 청백을 대표하는 MC로 역할 분담을 했다면 청백전의 묘미를 더욱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2006년부터 '가요대상'이 아닌 '가요축제'로 탈바꿈한 이후 각 부문에 대한 수상자 발표보다는 한해를 결산하며 각 팀들이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무대를 보여준다는 것이 애초의 연말 가요대제전의 취지였다.

추억의 노래를 재해석하거나 선후배 가수들의 콜라보 무대, 한 해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들의 무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가요대제전'은 연말 가요 축제의 형식을 모두 갖추었지만, MBC 음악 프로그램인 '음악중심'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280분간의 무대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이날 '가요대제전'에는 달샤벳, 레이디스코드, 레인보우, 박현빈, 방탄소년단, 블락비, 설운도, 소녀시대, 손진영, 박수진, 한동근, 아이유, 에일리, 이적, 이효리, 인순이, 인피니트, 임창정, 케이윌, 크레용팝, 타이거JK, 윤미래, 비지, 태진아, 포미닛, 홍진영, 2PM, 에이핑크, B.A.P, B1A4, 비스트, 비투비, 씨엔블루, 엑소(EXO), 에프엑스, 걸스데이, 카라, 미쓰에이, 시크릿, 샤이니, 씨스타, 티아라, 틴탑, 빅스, 제국의아이들(ZE:A) 등 총 46팀이 출연했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MBC '가요대제전' ⓒ MBC 방송화면]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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