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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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②] '오로라공주' 점점 사라진 배우들…산으로 간 드라마

기사입력 2013.12.21 05:03 / 기사수정 2013.12.21 14:26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오로라공주'에서는 열 명이 넘는 배우가 사라졌다. 배우들의 빈자리에 새로운 인물과 설정이 추가되면서 초반의 기획의도는 무색해지고, 극은 마구잡이식으로 흘러갔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여자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는 세 명의 오빠를, 남자 주인공 황마마(오창석)는 세 명의 누나를 뒀다. 극 초반에는 이 대칭 관계가 드라마의 주된 관전 포인트로 시청자의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7월 배우 손창민과 오대규는 '오로라공주' 39회분을 끝으로 하차했다. 극중 오수성(오대규)은 아내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오금성(손창민)과 미국으로 떠나는 식으로 물러났다.

주인공 로라의 아버지 천왕식품 회장 오대산 역의 변희봉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또한 오로라의 첫째 오빠 박영규와 오로라의 올케로 출연한 이상숙, 이아현, 이현경 등도 천왕식품의 부도 이후 미국으로 이민 간다는 설정으로 하차했다. 당시 오로라 남매와 황마마 남매가 갈등과 미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던 상황에 이들의 하차는 극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오로라는 집안이 몰락하자 생계를 위해 급작스럽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로라는 매니저인 설설희(서하준)을 만나 매력을 느끼게 되고, 로라와 황마마의 러브라인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한 출연 배우들의 하차와 함께 황미몽(박해미 의 숨겨진 딸 노다지 역으로 출연 중인 백옥담의 분량이 늘어나게 됐다. 박사공(김정도)이 동성 연인인 나타샤(송원근)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노다지를 선택하면서 드라마는 백옥담 위주의 전개로 흘러갔다. 이와 함께 백옥담이 임성한 작가의 조카임이 밝혀져 특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급물살을 타자 결국 송원근은 61회를 끝으로 극에서 하차했다.

오로라 오빠와 올케들의 하차는 그나마 정상적인 모양새로 그려졌다. 이후 임예진, 서우림, 오창석의 죽음은 급작스럽게 이뤄져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왕여옥 역의 임예진은 혼령이 들어 고통스러워하다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또한 오로라 엄마 사임당(서우림)도 차에서 음악을 들으며 옛 생각에 잠기다 그대로 눈을 감고 죽음을 맞았다.

'오로라 공주'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126회 방송분에서 서우림이 하차한다는 사실을 미리 공지한 바 있다. 하차에 따른 논란을 의식해 극중 인물의 하차 소식을 미리 알리는 모습은 비난과 함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열 명이 넘는 인물들이 하차하면서 '오로라 공주'는 점차 다른 드라마가 되기 시작했다. 중반에 투입된 서하준, 윤해기 등 새로운 인물들은 극의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설설희의 투입으로 인해 황마마는 남주로서 입지가 좁아졌고, 역으로 설설희와 오라라 사이에 낀 눈치 없고 줏대 없는 캐릭터로 변해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막장 전개와 주요 출연진이 극 중 개연성 없는 죽음을 맞아 하차한 것을 두고 '임성한 작가 퇴출'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남자 주인공인 황마마(오창석)에게도 칼을 휘두르는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종영까지 단 3회 앞둔 상황에서 남자 주인공을 죽여야할 명분은 없었다. 이쯤되니 시청자들도 혀를 내두르며 임 작가의 작품 세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임 작가가 집필한 작품들은 대부분 '막장'이라는 비난에도 불구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과 생소한 단어들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은 임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오로라공주'는 하차와 논란으로 온통 얼룩져 '망작'과'명작'은 결국 한 끗 차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오로라공주'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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