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황정음이 KBS2 수목드라마 '비밀'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황정음은 지난 9월 열린 '비밀' 제작발표회에서 "예전에는 로봇 연기를 했지만, 내공을 쌓고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뿌듯하다. 지금도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성장하는 나 자신을 보면 재밌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두 달여가 지난 현재 연기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황정음은 주변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며 '비밀'의 헤로인으로 자리 잡았다.
황정음은 그간 '지붕 뚫고 하이킥',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 타임', '돈의 화신'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출연한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구가, 황정음은 작품을 선택하는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가는데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는 평도 함께 받으며 명암(明暗)이 공존한 여배우로 꼽혔다.
극 초반만 해도 이러한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는듯했다. 안도훈(배수빈 역) 대신 교도소에 들어가 형량을 채우는 비련의 강유정(황정음)을 눈물로 잘 표현했지만, 신선한 충격은 선사하지 못했다.
미미했던 강유정은 아들 '산'을 향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내며,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펼쳤고 이때부터 황정음은 비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교도소 동기의 배신으로 산을 잃은 직후 안도훈에게 전화, 애원하며 오열하는 장면은 어머니 황정음의 강함을 증명했고, 시청자들의 인식 전환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교도소 생활 속 유일한 희망의 한 줄기였던 산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뒤 강유정은 '비밀'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아버지 강우철(강남길)을 잃고, 7년 연인이었던 안도훈에게 배신당하고, 조민혁(지성)의 잔인한 괴롭힘에 삶은 밑바닥까지 내려갔지만 그럴수록 연기의 비약적 발전이 있었고, 시청자들은 '황정음의 재발견'과 '드라마의 1등 공신' 등의 표현을 쓰며 치하했다.
과거 로봇 연기를 펼쳤다며 쑥스러워했던 황정음은 풍부한 감성이 장착된 강유정으로 분하며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을 회자시켰다. 그녀의 발전에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황정음 ⓒ KBS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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