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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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스캔들', 막장 요소 극복하고 웰메이드로 남았다

기사입력 2013.10.28 06:49 / 기사수정 2013.11.10 23:20



▲ 스캔들 종영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스캔들'이 먹먹하면서도 따뜻한 해피엔딩으로 마지막까지 짙은 여운을 안겼다.

27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하 스캔들) 마지막회에서는 하명근(조재현 분)이 장은중(김재원)과의 산 속 이별 여행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수한 장태하(박상민 분)는 감옥에서 죗값을 치루며 그동안의 악행을 반성했고, 구재인(기태영)은 태하그룹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우아미(조윤희)와 은중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미래를 약속했다.

개과천선과 권선징악의 뻔한 결말이었지만 억지 감동을 배제해 여운을 줬다. 명근의 죽음은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져 더 슬펐고, 암울한 절망 속 각자의 삶을 시작한 주위 사람들의 모습은 짠하게 다가왔다.



'스캔들'은 불치병과 재벌,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요소를 고루 갖췄음에도 '막장'드라마와는 궤를 달리했다. 막장 요소 자체로 극을 끌어가는 드라마들과 달리 가족애의 의미를 끝까지 끄집어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등장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한 점도 한 몫 했다.

여기에 대기업 건설사의 부실 공사와 비리, 건물 붕괴 사고 등 실제 있을 법한 사회 부조리를 절묘하게 버무려 시종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해나갔다.

단순한 복수극을 탈피하고자 한 시도도 빛났다. 건물 붕괴 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은 명근이 원수의 아들 은중을 납치해 25년간 키워오고, 이를 안 은중과 태하가 명근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등 얽히고설킨 복수의 굴레가 탄탄하게 전개됐다. 화영(신은경)과 태하의 대립, 가짜 아들 재인의 열등감, 주란의 음모등 주변 인물들의 갈등관계도 극의 큰 줄기였다.

하지만 복수 자체에 집중하기 보단 복수로 입은 상처와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다뤄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였다. 명근이 유괴범이란 사실을 안 은중이 명근을 이해하는 과정과 증오했던 태하를 자신의 친아버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그렸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태하의 아들을 납치한 명근은 '악'이지만 전후 사정을 알고 나면 결코 악이라 말할 수 없는 캐릭터다. 가장 악인이라 할 수 있는 태하도 아들에 대한 부성애를 선보이는 등 이중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하루 아침에 자신의 자리를 뺏기고 은중을 미워한 재인도 마찬가지다. 등장 인물을 선악으로 규정 짓지 않은 덕에 현실성을 높일 수 있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미와 은중의 러브라인이었다. 아미가 남편과 아기를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다소 억지스러운 경향이 있었다. 초반 지나치다 싶을 만큼 능청스러운 캐릭터였던 아미가 갑자기 진지한 캐릭터로 변모한 것도 개연성을 떨어뜨렸다.

배우들의 열연은 아쉬운 점들마저 메워줄 정도로 돋보였다. 김재원은 기존의 살인 미소 청년의 이미지를 완벽히 벗고 울림 있는 연기를 소화해냈고 조재현, 신은경, 박상민 등 중년 연기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와 실제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열연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계곡물에 발을 적시며 살아 있음을 온 몸으로 느끼는 명근을 연기한 조재현은 시청자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했다. 빈틈 많은 악역 고주란으로 분한 김혜리도 극의 재미를 더했다.

연출과 극본, 연기 삼박자가 골고루 조화를 이룬 '스캔들'은 부성애, 모성애의 의미를 되새기고 복수와 용서, 치유의 과정을 흡인력 있게 담아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스캔들 종영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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