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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금뚝딱', 단언컨대 유쾌한 '막드'의 새 지평 열었다

기사입력 2013.09.23 01:22 / 기사수정 2013.11.10 19:15



▲ 금나와라 뚝딱 종영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 불리며 시청률 20%대를 넘나든 '금나와라 뚝딱'이 결국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2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극본 하청옥, 연출 이형선) 마지막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훈훈한 결말이 그려졌다. 현수(연정훈 분)는 새 쥬얼리 브랜드를 성산 백화점에 입점 시키는데 성공했고 몽희(한지혜)는 전도유망한 디자이너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심덕(최명길)은 며느리 민정(김예원)에게 마음을 열었으며 명문대를 나왔지만 백수였던 심덕의 아들 몽규(김형준)는 드디어 대기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순상(한진희)의 둘째 며느리 성은(이수경) 역시 임신 소식을 알려 모두의 축하를 받았다.

'금나와라 뚝딱'은 인간의 허세와 실상을 들여다봄으로써 가족과 결혼의 진짜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출발했다. 따뜻한 가족드라마가 될 거란 기대 속에 노년의 아픔을 지닌 인물, 부모의 품을 떠나지 못한 캥거루족, 중산층 특유의 허세를 품은 인물 등 각양각색 캐릭터를 내세워 초반부터 시청자의 구미를 당겼다.

진취적인 여주인공 몽희의 캐릭터도 인기에 한몫했다. 온갖 고난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점에서는 흔한 여주인공 캐릭터들과 다를 바 없지만 결혼으로 신분 상승을 이뤄내는 것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꿈을 실현하는 모습을 통해 기존의 캔디 캐릭터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몽희가 현수의 아내 대역을 한다는 독특한 설정 역시 눈에 띄었다.

이렇듯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한 '금나와라 뚝딱'이지만 주말 드라마들이 거쳐가는 통과의례인 '막장 논란'까지 피해가진 못했다. 물질주의를 비꼬는 유쾌한 풍자 드라마가 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중후반 개연성을 잃은 인물간의 갈등과 지지부진한 전개로 극의 중심을 잃고 방황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가정이 갖고 있는 상류층에 대한 열망과 결혼이란 제도를 통해 인간의 허세와 실상을 냉정하게 그려내려 했던 초반의 의도와는 달리 배다른 형제간의 권력 다툼, 계모의 악행 등 갈수록 자극적인 내용을 더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개상 허술한 면도 없지 않았다. 꼬이고 꼬인 갈등이 종영을 몇 회 남겨두고 급하게 마무리 돼 맥 빠진 느낌을 줬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그렇듯 이 드라마 역시 모두 화해하고 행복한 결말을 맺는 뻔한 엔딩을 선보였다. 노블 다이아몬드의 안주인 자리를 꿰차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행을 일삼은 덕희(이혜숙)는 아들 현준(이태성)의 차 사고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개과천선했고 사랑에 빠졌던 몽희와 현수는 유나가 몽희의 친언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처제와 형부 사이로 돌아갔다. 현태와 죽고 못살던 애인 미나(한보름)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거나 아람의 아빠이자 성은의 옛 남자 상철(김다현)이 갑자기 불치병에 걸리는 것 같은 억지스러운 설정도 곳곳에 있었다.



착한 드라마와 막장 드라마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금나와라 뚝딱'은 마지막 2회에서 따뜻한 가족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며 끝을 맺었다. 비록 한 때 막장으로 변질되기도 했지만 1인 2역의 쌍둥이 설정과 등장인물간의 극단적인 대립 관계, 뚜렷한 캐릭터 덕에 강한 중독성을 발휘해 매회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 있었다. 재벌가의 후계구도를 놓고 벌어지는 가족간 치열한 경영권 다툼과 삐뚤어진 자식 사랑 같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도 흥미를 돋우었다. 흔히 말하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즉 막장인 줄 알면서도 빠져드는 드라마였던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7.1%(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금나와라 뚝딱'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20%대를 웃돌며 주말 드라마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는 제 몫을 해낸 배우들의 역할이 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심성이 곱고 유쾌한 몽희와 제멋대로에 차가운 유나 역을 동시에 맡아 1인 2역에 도전한 한지혜라 할 수 있다. 쌍둥이지만 다른 환경에서 자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두 사람의 180도 다른 매력을 개성있게 살려냈다.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한 연정훈과 악역과 선역을 오간 이태성과 이수경도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풋풋함을 담당한 박서준과 백진희는 주인공 커플만큼 관심을 받으며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최명길, 금보라, 이혜숙, 한진희 등 막강한 연기 내공을 지닌 중년 배우들 역시 극의 한 축을 담당하며 존재감을 십분 발휘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금나와라 뚝딱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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