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거탑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환상거탑'이 4일 방송을 끝으로 재기발랄했던 10주간의 방송을 마감했다.
지난 7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환상거탑'은 '롤러코스터 2', '안녕, 프란체스카', '논스톱5' 등의 작업에 참여한 김기호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환상거탑'은 '만화적인 상상력과 스토리, 스릴러를 섞은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옴니버스 드라마'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시청자의 흥미도 자극했다.
'환상거탑'은 편당 20분의 드라마 두 편으로 구성된다. 총 10부작으로 방송기간도 짧았다. 다른 드라마와 비교해 단기간에 힘을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던 셈이다. 하지만 이는 곧 장점이자 단점이 됐다. 한 에피소드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이야기를 모두 풀어내기엔 시간이 짧았다.
이런 특성은 '환상거탑'이 전반적으로 모든 에피소드의 배경과 결말은 인상적이었던데 비해 중간 과정인 이야기 전개는 부실했다는 점으로 드러났다. 4일 방송된 '환생'과 '아바타 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환생'에서는 유리(한소영 분)와 환석(오태하)의 사랑을 질투하는 태수(이재환)가 환석과 실랑이 끝에 추락사했다. 15년이 지나 환석으로 다시 환생한 중학생 민호(이민혁)이 태수가 환생한 중학생인 선호(유태웅)와 또 다시 유리를 사이에 두고 같은 운명을 반복했다. '아바타 앱'에서는 직장상사 때문에 힘들어 하던 송현지(김빈우)가 우연히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아 주변인물을 마음대로 조종하며 생긴 일을 그렸다.
'판타지'라는 특성을 잘 이용한 상황설정과 결말은 시청자가 충분히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였다. 그러나 '환생'에서 유리가 15년 동안 한 남자만을 잊지 못한다거나 중학생 민호가 과거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만으로 유리가 민호를 환석이 환생한 인물이라고 받아들이는 장면은 쉽게 이해되진 않았다. '아바타 앱'에서도 팀장의 부인이 송현지의 스마트폰을 우연히 주워 '아바타 앱'의 기능을 알아차렸다는 장면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환상거탑'은 각 에피소드마다 마무리를 잘 지으며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생'에서 어린아이가 돼서 만난 유리와 환석의 마지막 장면은 꽤 인상 깊었다. '아바타 앱'에서 '익명의 아바타가 가능하다면 이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라는 글귀 또한 해당 에피소드의 교훈을 잘 담아냈다.
'환상거탑'에서는 매회 다양한 출연진들이 등장해 좋은 연기력을 선보였다는 것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인권존중'에서 싸이코패스로 등장한 강성진이나 '타임은행'의 조달환, 'X-프로젝트'의 안재모, '악플러'의 홍경인 등 극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작품으로는 여름을 뜨겁게 달궜지만 인기는 다소 아쉬웠던 '환상거탑'. 꽤 볼만했던 판타지 옴니버스 드라마라고 기억될듯하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한소영, 이민혁, 김빈우 ⓒ tvN '환상거탑'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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