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잘싸웠지만 아쉬운 한 판이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10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경기장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준결승 경기에서 79-86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트레이드마크인 '맞춤형 압박수비'로 필리핀전에 나섰으나 상대가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나와 애를 먹었다. 여기에 2만여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은 흐름을 끌고가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했다.
한국은 베테랑 김주성이 1쿼터에만 11점을 쏟아부으며 초반 기선제압에 일등공신이 됐다. 전반전을 39-36으로 3점 앞선 채 마친 한국은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한국은 3쿼터 들어서 필리핀의 외곽포에 속수무책이었다.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며 쉬운 슛을 연거푸 내줬고, 공격 패턴은 막혔다. 그나마 김민구가 3점슛으로 맞대응하며 10점 이상 뒤진 점수를 56-69까지 좁힐 수 있었다.
마지막 4쿼터에 들어서자 한국은 김민구(27점 1리바운드)의 3점슛이 여전히 불을 뿜었다. 선수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며 점수를 좁혀나갔다. 4분17초를 남기고 이승준이 속공에 의한 역전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이날 3점슛 4개를 터뜨린 필리핀의 알라파그 짐(14점 3리바운드)에게 통한의 3점슛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11일 대만과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3위까지 주어지는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구 세계농구선수권대회) 참가자격을 얻게 된다. 16년 동안 막혔던 세계 무대 진출이라는 숙원이 판가름나는 운명의 한 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마지막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 아쉽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대만과는 이미 해봤다. 준비가 돼 있다. 체력은 우리 선수들이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필리핀과의 경기에서 김주성(가운데)이 리바운드를 시도하고 있다.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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