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거탑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환상거탑'이 반환점을 돌았다.
tvN '환상거탑'은 지난달 17일 첫 선을 보였다. 8부작인 '환상거탑'의 4회분이 방송됐으니 딱 절반을 달려왔다.
'환상거탑'은 매회 두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환상'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들이다.
7일 방송된 '환상거탑'에서는 '전단지'와 '아이들의 도시' 에피소드가 방송됐다.
'전단지'에서는 평생 연애는커녕 여자 손도 못 잡아본 달수(데니안 분)가 등장한다. 그는 우연히 주운 전단지에서 튀어나온 미녀(이하린)와 난생 처음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달수는 여자에 대한 질투와 욕심이 생긴다.
'전단지' 초반에서는 현대인들의 공허함을 그린다. 외로운 현실 속에서 유흥가에 뿌려진 '키스해줘요. 내가 위로해 줄게요'라고 적힌 전단지 한 장은 큰 위안이 된다. 주인공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상상 속 인물과 지내며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상상의 존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자 그 자신이 길바닥에 뿌려지는 전단지로 변한다.
'순간의 욕심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마지막 장면 속 자막은 마음 속 구멍을 채우기 위한 우리들의 욕심을 향한 경고장이다.
'아이들의 도시'는 가수 유미(김채연)의 이야기다. 그는 낯선 곳에서 차사고가 난다. 유미가 도착한 마을의 길거리에는 온통 아이들뿐이다. 레스토랑에서도 한 아이가 노래를 부르고 술 대신 우유와 주스를 마신다. 또한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숫자다. 시장은 차량 정비원 0809는 8월 9일에 마을에 들어와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자신은 0707이라고 설명한다.
유미는 시장과 함께 도시를 거닐다 아기울음소리를 듣는다. 시장의 당부에도 유미는 울음소리를 향해 발걸음을 돌린다. 그가 찾은 곳은 신생아실. 친절하던 시장은 경찰들과 함께 유미를 체포한다.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부르던 0217은 유미를 도와 구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결국 쫓기는 와중에 유미는 0217이 자신이 낙태했던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들의 도시'는 모두 낙태되었던 아이들이 모인 도시였다. 아이들은 영원히 아이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앞서 유미는 가수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낙태를 결정했다. 이 이야기에서는 낙태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죄책감의 굴레라고 강조한다.
주목할 점은 '아이들의 도시'에서 어른을 온통 아이들인 장소 안에 집어넣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기준에 맞춰진 세상에서 어른은 부자연스러운 존재다. 이는 유미가 단지 자신의 시각으로 아이를 그저 자신의 성공에 방해물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맞닿아있다. 그에게 아이는 자신의 삶에 부자연스러운 존재였다.
이로 인해 성공에 집착하는 '어른들의 도시' 속에서 살아가던 유미가 '아이들의 도시'에 갇히며 겪는 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지금까지 '환상거탑'은 비교적 성공적인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절반의 길이 오르막이 될지 내리막이 될지다. 꽤 흥미로운 소재와 괜찮은 이야기 구성이니 앞으로 지켜봄직하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데니안, 이하린, 김채연 ⓒ tvN '환상거탑'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