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박지성이 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서 PSV 아인트호벤으로 적을 옮겼다. PSV는 박지성이 유럽무대에서 뛰었던 첫 클럽이기도 하다. 선수 생활 황혼기로 향하는 박지성이 유종의 미를 거둘 팀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옛 동료 필립 코쿠, 루트 반 니스텔루이가 현 PSV 코칭스태프로 활동하고 있어 팀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클럽 창단 100주년을 맞이해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박지성에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PSV의 진짜 강점을 열혈 팬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눈길을 끈다. 유럽축구에서 중계무역상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리그와 이런 측면에서 '거상'인 PSV는 팀 전통상 수많은 스타들이 오고갔다. PSV서 스타가 탄생하면 유럽 명문팀의 영입 사정권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PSV의 홈구장 필립스스타디움을 찾는 팬들은 선수들의 잦은 이적에도 불구하고 평균관중수가 크게 줄지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아르옌 로벤과 데니스 롬메달 등이 떠난 직후 맞이한 2004-05시즌 PSV의 평균관중수는 3만2천명대였다. 이전 시즌과 견줘 큰 차이가 없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프리미어리그로 떠난 후인 2005-06시즌 평균관중수는 오히려 전시즌 대비 증가했다.
이후에는 네덜란드 리그의 전체 경쟁력이 다소간 떨어지면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와 같은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부진했던 시즌이 되풀이됐다. 그러나 3만5천석 규모의 필립스스타디움은 늘 3만3천여명 이상이 입장했고 객석 점유율 90%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비시즌인 현재 주축 선수 케빈 스트루트만이 떠났지만 PSV시즌권 판매율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PSV 팬들은 지역색이 강하다. 아인트호벤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팀에 대한 애정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발간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자서전에는 네덜란드 축구 팬들은 선수보다는 팀을 바라보고 응원하며, 팀을 위해서 이적료를 모금할 때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PSV 홈팬들이 부진했던 박지성을 향해 야유를 한 적도 있었으니 그 열정 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고향과도 같은 팀에 복귀하는 박지성도 PSV의 주축 선수로 팬들의 큰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팬들까지 흥분시켰던 PSV 팬들의 박지성 응원가 '위송빠르크'가 다시금 필립스스타디움에 메아리칠지 기대가 크다.
서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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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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