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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불의 여신 정이' 천재 문근영의 성공스토리, 진부하면 지는 거다

기사입력 2013.07.23 11:22 / 기사수정 2013.11.10 19:01



▲ 불의 여신 정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불의 여신 정이' 문근영의 영웅담이 조금씩 펼쳐질 조짐이다. 흥미진진한 성공스토리가 될지 진부한 영웅담에 머물지 주목된다.

22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극본 권순규 이서윤, 연출 박성수 정대윤)에서는 정이(문근영 분)가 이강천(전광렬)의 시험에 합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이는 광해(이상윤)의 도움을 받아 옥사에서 풀려났지만 공초군 시험이 이미 끝 나 안절부절 못했다. 정이가 해온 장작을 살펴본 이육도(박건형)는 정이를 분원에 들이려고 했지만 이강천은 공초군 시험에서 문제를 일으킨 자를 분원에 들일 수 없다면서 정이에게 시험 문제를 냈다.

정이는 이강천에게 쉽게 답을 내놓았다. 이강천이 내놓은 세 가지 흙이 모두 썩은 낙엽으로 만든 부엽토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강천은 만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정이는 세 흙에 빗물 담은 물, 흐르는 물, 증기수가 배합됐다는 사실도 말했다. 정이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오감을 오로지 도자기 만드는데 쏟을 줄 아는 특별한 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정이의 완벽한 대답에 이강천은 "네가 그것을 어찌 안단 말이냐"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육도 역시 한낱 공초산 지망생인 정이가 도자기와 흙에 대해 남다른 지식을 갖고 있자 놀라워했다.

정이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후각·미각·청각·촉각이 발달한 인물이다. 눈은 그릇의 품격을 구별하고 코는 꼭 필요한 흙을 찾아낸다. 입으로는 유약을 맛보고 귀는 불의 움직임을 듣는다. 도자기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사극에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 다른 천재성을 지닌 인물들이 항상 등장해왔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의 성공스토리야말로 사극의 가장 정형화된 소재다. '허준', '대장금', '일지매', '선덕여왕', '마의' 등 많은 사극의 주인공들도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결국 원하는 바를 이뤘다.

'불의 여신 정이'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정이가 조선 최고의 사기장으로서 성공의 수순을 밟아 가리라 예상된다. 신분차, 주위의 악행 등 정이가 겪는 역경의 강도가 커질수록 정이의 성공도 드라마틱하게 부각될 것이다.


'불의 여신 정이'가 팩션(Fact + Fiction)사극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정이의 성공담이 무궁무진하게 그려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잃고 뻔한 스토리로 흘러갈 우려도 공존한다. 이전의 사극들과 소재만 다르고 내용과 구도가 비슷하다면 시청자들에게 진부하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도공들의 존경과 추앙을 받으며 조선 최고 도공의 자리에 오른 조선 최초 여성 사기장의 삶 자체는 시청자의 흥미를 돋울 만한 소재다. 그간 드라마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기에 새롭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정이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허구와 현실 사이에서 개연성을 잃지 않고 긴장감 있게 전개돼야 한다. 그래야만 도공으로서 정이가 겪는 희로애락도 시청자에게 생생하게 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불의 여신 정이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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