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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도 막지 못한 김자인의 '거미손 본능'

기사입력 2013.07.21 13:24 / 기사수정 2013.07.21 17: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 김자인(24,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김자인은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뷔앙송(Briancon)에서 열린 IFSC(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리드 월드컵 1차전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당초 김자인의 우승은 불투명했다. 지난 4월 프랑스 미요에서 열린 볼더링 월드컵 2차 대회 예선 도중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김자인은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리드 월드컵에서 앞서 봄철에 열리는 볼더링 월드컵에도 출전해 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볼더링 월드컵 출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김자인의 부상은 아직도 완쾌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20일 열린 예선 경기에서 가볍게 완등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어 열린 준결승에서는 어려운 루트에 고전하며 완등에 실패했다. 35번 째 홀드에서 탈락하며 6위로 8명이 출전할 수 있는 결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까다로운 준결승의 루트는 오히려 김자인을 자극했다. 준결승에서 완등에 실패한 김자인은 결선에서 집중력이 더욱 살아났다. 시작부터 차근차근 홀드를 정복하기 시작했고 어려운 루트에서는 장기인 점프로 이를 극복해 나갔다.

결선의 루트도 만만치 않게 어려웠다. 김자인에 앞서 도전한 두 명의 선수들은 모두 완등에 실패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더욱 신중해진 김자인은 50번 째 홀드를 넘어서며 마침내 완등에 성공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완등의 기쁨을 표시한 그는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남은 선수들은 모두 완등에 실패했고 '숙적'인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가 완등에 도전했다. 마르코비치는 김자인의 완등에 자극을 받은 듯 정상을 향해 거침없이 순항했다. 그러나 완등을 눈앞에 둔 52번째 홀드를 놓치고 말았다.



김자인은 자신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부상으로 인해 3개월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다행히 회복이 빨라 리드 시즌의 첫 대회부터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김자인은 17개의 대회에 출전해 리드 부분에서 2차례 정상에 등극했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최초로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는 올 시즌 목표가 "출전하는 대회마다 결선까지 완등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자인은 성적과 관계없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모두 완등을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mp3플레이어에 '즐겁게 완등가자'라는 문구를 새겨놓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나타난 기복이 심한 문제점은 보완해야할 과제다. 김자인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IFSC 세계 여성 리드랭킹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자인 ⓒ 올댓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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