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문학, 강산 기자] 이만하면 'SK 킬러'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단 한 점도 주지 않고 2승을 따냈다. LG 트윈스 류제국이 그랬다.
류제국은 13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팀의 10-1 승리도 함께 이끌었다. 지난 등판(6일 넥센전)에서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지만 곧바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아쉬움을 만회한 류제국이다. 화려한 타선 지원도 있었지만 팽팽한 초반 승부에서 류제국의 위기관리 능력이 있었기에 승리도 있었다.
이날 류제국은 최고 구속 145km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어 가며 SK 타선을 공략했다. 1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몰리는 등 3차례나 득점권 위기가 찾아왔지만 류제국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은 익히 보여줬듯 탁월했다. 특히 108km~132km 사이에서 형성된 체인지업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그는 경기 후 "오늘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는데 특히 체인지업이 잘 들어갔다"며 만족해했다. 직구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볼 끝이 좋았고, 결정구도 골고루 사용했다. 장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위기였다. 류제국은 1회말 1사 후 조동화, 최정에 연속 안타와 도루를 내준 뒤 박정권은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한동민을 삼진, 박진만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힘겹게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정상호의 사구와 3루수 정성훈의 실책으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조동화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위태위태했지만 무실점 행진은 이어졌다. 3회에는 선두타자 최정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고, 4회에는 정상호, 정근우에 안타를 맞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은 없었다.
5회 들어서야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4점의 타선 지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5회말 선두타자 최정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박정권을 우익수 뜬공, 한동민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모두 130km대 초반의 체인지업이었다. 6회에는 1사 후 김재현에 안타를 내줬으나 정상호와 임훈을 나란히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103구를 던진 류제국은 팀이 8-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정현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넉넉한 점수차, LG 불펜이 지켜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정현욱과 류제국, 임정우가 7~9회를 1이닝씩 사이좋게 나눠 막고 류제국과 팀의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SK전 3차례 등판에서 16⅓이닝을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2승을 챙긴 류제국, '킬러 본능'을 제대로 증명해 보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류제국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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