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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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예능 공룡' 서장훈 통해 멋지게 '돌려막았다'

기사입력 2013.07.08 10:46 / 기사수정 2013.07.08 12:41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그야말로 성공적인 '돌려막기' 였다.

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웃겨야 산다' 특집을 방송했다. 예능프로그램이 웃겨야 산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예능에서 이러한 제목을 내건 건 그만큼 위기상황이었음을 방증한다.

위기상황이란 바로 무한도전 멤버 정준하와 정형돈이 목 부상과 탈장으로 인해 녹화에서 빠진 것. 이날 방송은 멤버들이 정준하와 정형돈의 병실을 찾으며 시작했다. 시청자들에게 둘의 부상소식을 '병문안'이라는 형식으로 전달했다.

병문안이 끝나고 나머지 멤버들이 모여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저희가 지금 부도난 거죠? 돌려막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노홍철은 무한도전의 상황을 '부도'와 '돌려막기'로 정리했다. 결국 무한도전이 꺼내든 카드는 몸 개그와 데프콘, 서장훈이었다.

몸 개그는 '무한도전'의 전신 '무모한 도전'에서부터 자주 사용되던 포맷이었다. 데프콘 또한 '조정 특집'과 '우천시 취소' 등에서 활약해온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이 둘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 하지만 최근 은퇴한 농구선수 서장훈은 시청자들에게 의외의 선택처럼 보였다.



서장훈은 그동안 몇 차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게스트로 나오며 비교적 중압감이 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존 멤버의 자리를 채우는 자리였고 그의 활약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과감하게 하얀 타이즈와 초록색 반바지를 입으며 웃음을 줬다.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순간순간 상황에 몰입했다. 미끄러운 비눗물 바닥에서 줄넘기를 하며 큰 몸이 기우뚱거리고 쓰러질 때는 예상치 못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여기에 기존 멤버들은 서장훈을 적절히 활용했다. 오락실에서 진행된 녹화에서는 하하와 길이 서장훈을 괴롭히며 웃음의 소재로 다뤘다. 다른 멤버들 역시 서장훈의 동적인 모습을 끌어냈다.

서장훈이 준 웃음 포인트는 '의외의 부실함'이었다. 평소 농구선수로서의 카리스마는 오간데 없고 부실한 몸을 지닌 예능인만 있었다. 수영장에서 진행된 녹화에서 서장훈은 '짝신' 노홍철에게 엉덩이 때리기 대결에서 속절없이 패했다.


인간 경운기 게임에서도 '골리앗' 서장훈은 '다윗' 하하에게 힘 한번 못썼다. 특히 논두렁에서 같은 팀을 업고 달리는 장면은 이번 특집의 백미였다. 계속 논두렁에 빠지는 서장훈을 향해 하하는 "한 사람당 세 번 이상 넘어지는 건 반칙 아닙니까"라며 나무랐고 서장훈은 "이걸로 뜨고 싶은 마음 없어요"라고 했다. 서장훈이 '국보급 센터'에서 '예능 공룡'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4번 타자' 박명수의 활약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비눗물 위 줄넘기에서 발군의 예능감을 보여줬다. 앙상한 몸을 이끌고 줄을 넘고 미끄러지기를 반복했다. 신음소리 같은 기합소리도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박명수는 특히 김희갑의 노래 '불효자는 웁니다'를 부르며 웃음을 줬다. "진짜 불효자가 부른다"는 멤버들의 조롱 속에서도 자신만이 가진 추임새와 바이브레이션을 선보였다.



성공적인 돌려막기였지만 돌려막기의 한계를 뛰어넘을 순 없었던 특집이기도 했다. '몸 개그'라는 소재와 몇몇 한정된 공간에서 출연진 스스로 웃음을 끌어내야 한다는 한계였다. 웃음이 있더라도 '무한도전'이란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웃음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점 때문에 오락실에서 진행된 녹화의 대부분은 방송에서도 나타나듯 '통편집'됐다. 통편집을 개그의 소재로 사용한 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이는 프로그램의 준비부족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통편집은 재활영으로 이어져 프로그램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결국 서장훈, 데프콘은 정준하, 정형돈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더불어 무한도전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노하우와 기민한 대처는 위기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요소였다.

7일 '무한도전'은 13.2%(닐슨 코리아 조사)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방송분이 기록한 11.9%보다 1.3%P 상승한 수치다. 그야말로 성공적인 돌려막기였던 셈이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무한도전 ⓒ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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