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여름 시즌을 노리고 개봉된 공포 스릴러 '꼭두각시'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8일 현재 이 영화는 3만 여명의 관객들을 모았다. 아직 개봉 1주차이고 저예산 영화인 것을 감안해도 그리 좋은 스코어는 아니다. 같은 날 개봉된 호러 영화 ‘닥터’도 6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저조한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남자친구의 죽음 뒤 자주 목격되는 환영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다. 인형 디자이너인 현진은 끊임없이 보이는 환영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교제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인 준기(원기준 분)의 친구인 지훈(이종수 분)에게 치료를 받게 된다.
정신과 전문의인 지훈은 '최면 치료'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지훈에게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은 현진은 조금씩 우울증에서 빠져나오지만 지훈은 아름다운 현진에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결국 마지막 치료 날에는 "당신은 일요일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나를 찾아옵니다"라는 후 최면 암시를 건다.
이렇듯 최면으로 인해 상대를 유혹한다는 내용은 지난 2004년에 개봉된 '얼굴없는 미녀'와 흡사하다. 김혜수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그의 탁월한 심리 연기와 시적인 이미지로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꼭두각시'는 이야기 구조의 엉성함과 스릴러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88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주제의식은 물론 최면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꼭두각시'는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레이싱 걸 출신인 구지성은 기대 이상으로 분전했다. 원래 연기자의 꿈이 없었던 그는 연기의 매력에 빠지면서 자신이 새롭게 도전해야할 분야를 찾아냈다. '꼭두각시'에 등장하는 현진은 연기 초보자였던 그에게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배역이 크다는 점 때문에 거부했지만 색다른 캐릭터인 '현진'에 빠져들었다.
결국 영화 출연을 결심한 그는 배태랑 배우인 이종수와 원기준과 함께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아직 연기력이 농익으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지만 함께 등장한 배우들의 연기에 묻히지 않고 제대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에 가졌던 섹시한 이미지로만 어필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그는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라는 포부도 남겼다. 영화적 완성도와 흥행에서 '꼭두각시'는 실패했지만 '섹시함의 대명사'였던 구지성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구지성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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