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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구지성, "섹시한 이미지는 그만…배우로 기억되고 싶다"(인터뷰)

기사입력 2013.06.24 19:29 / 기사수정 2013.06.25 10:0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구지성(30)은 한 때 '레이싱 걸'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빼어난 미모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경험이 많다.

처음에는 레이싱 걸의 편견을 깨기 위해 다른 영역에 도전했다. 연기에 도전할 생각은 없었지만 어느새 영화를 찍었고 '배우 구지성'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지난 겨울, 구지성은 자신의 데뷔작인 '꼭두각시'(권영락 감독)에서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다. 처음으로 스크린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조연이 아닌 주연의 책임을 진 그는 부담감이 막중했다.

"시사회 때 처음으로 제가 출연한 영화를 봤는데 너무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어떤 장면에서는 눈을 가리게 됐는데 옆에 계시던 이종수 선배님이 위로를 해주셨죠. 시사회 전날에도 너무 떨려서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더 잠을 못 잤어요.(웃음)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너무 컸죠."

이 영화에서 구지성은 배태랑 배우인 이종수와 뮤지컬 배우로도 유명한 원기준과 호흡을 맞췄다. 풍부한 연기 경력을 가진 이들과 함께 한 점에 대해 "워낙 잘하시는 선배님들인데 내가 잘 따라 가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 뒤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라고 덧붙었다.

서른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연기자로 데뷔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새 연기에 중독이 됐고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이싱 걸 시절, 최고의 자리에 있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그는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구지성은 그동안 서울예술전문학교 방송연예학부에서 교수로 일했다. 모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고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숨겨진 '끼'를 발휘했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의 세계에 입문했다. 처음 '꼭두각시'에서 주인공 역을 제의 받았을 때 그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배역이 너무 큰 점이 부담스러웠고 작은 역부터 조금씩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권유로 인해 영화 출연을 결정하게 됐고 자신의 얼굴이 전면에 배치된 '꼭두각시 포스터'를 확인하게 됐다.



영화 촬영 중 실제로 가위 눌리는 경험 체험


'꼭두각시'에서 구지성은 자신을 둘러싼 환영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현진' 역을 맡았다. 인형 디자이너인 현진은 자신의 시야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환영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정신과 전문의인 '지훈'(이종수 분)에게 최면 치료를 받게 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공포 스릴러 영화인 '꼭두각시'를 찍는 동안 구지성은 실제로 가위에 눌린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평소에 겁이 워낙 많아서 공포영화를 못 봐요.(웃음) 하지만 이번 영화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몇 편을 관전하게 됐습니다. 혼자서는 못 보기 때문에 벌건 대낮에 강아지를 안고 친구와 함께 봤죠.(웃음) 그리고 영화를 촬영하면서 계속 무서운 분위기에 젖어있어서 그런지 실제로 자다가 가위에 눌린 적이 있어요. 몸이 뻣뻣해지면서 좀처럼 일어날 수 없었는데 그 순간에는 너무 무서웠어요."

평소 활달하고 털털한 성격을 지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우울한 현진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구지성이 연기한 현진은 가족 없이 홀로 쓸쓸하게 지내는 20대 여성이다. 온종일 어두컴컴한 방에서 인형만을 벗 삼아 사는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남자친구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자 현진의 우울증은 더욱 깊어진다.

"현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우울했기 때문에 저도 비슷한 기분을 유지해야만 했습니다. 지난 1월에 촬영을 마쳤는데 한동안 우울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단계 별로 성장하고 싶었지만 저와는 전혀 다른 현진에게 점점 끌리게 됐어요. 결코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함께 출연한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최면에 빠지는 연기도 쉽지 않았다. 이번 영화에 출연하기 전까지 구지성은 "TV에서 나오는 최면을 믿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추를 주시하면서 점점 최면에 빠지는 연기를 할 때 실제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종수 선배님은 극 중에서 정신과 의사로 등장하기 때문에 심리학을 어느 정도 공부하셨지만 저는 당하는 쪽이기 때문에 특별히 공부를 하지는 않았어요. 학습을 한 뒤 연기를 하면 인위적일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느낌이 가는대로 연기했습니다. 실제로 최면에 걸려 본 적은 없는데 기회가 되면 한 번 빠져들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도도하고 잘난 채 할 것 같은 여자? 편견은 버려주세요.


구지성은 도도할 것처럼 보이는 외모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에게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자신의 실제 성격은 이와는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섹시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그런지 처음 배역을 제의받을 때도 이런 이미지의 역할이 많이 들어왔어요. 외모만 보면 왠지 잘 놀 것 같고, 술도 잘 마실 것 같고, 공주병이 있을 것 같고, 잘난 척 할 것 같고, 남자도 많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앞에서 열거한 다섯 가지를 모두 못해요.(웃음) 모델 일도 직업이기 때문에 섹시한 포즈를 취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거리가 멀어요. 가치관도 보수적이죠."

구지성은 자신에 대해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늘 새로운 일에 대해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라고 말했다. 무슨 일을 하든 열정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연기해보고 싶은 배역도 밝혔다.

"현재 제 위치에서 배역을 가릴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떤 캐릭터가 주어져도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고 싶어요. 굳이 하고 싶은 배역을 말한다면 로맨틱 코미디 물에 등장하는 인물과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유지호 씨가 연기한 밝고 털털한 역할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리고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체력장은 항상 특급이었어요.(웃음) 멋있다고 생각하는 액션 영화 캐릭터는 '툼 레이더'에 나오는 안젤리나 졸리입니다."

서른의 나이에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라는 희망사항을 남겼다. 한편 구지성의 영화 데뷔작인 '꼭두각시'는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구지성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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