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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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첫방 '여왕의 교실', 학교 안 정글의 법칙 깨우치다

기사입력 2013.06.13 07:21 / 기사수정 2013.11.10 18:58



▲ 여왕의 교실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전대미문의 학원물이 등장했다. 인내와 사랑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평범한' 선생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여왕의 교실'의 마여진(고현정 분)은 마녀처럼 학생들에게 권력을 남용한다.

12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는 산들초등학교 6학년 3반 담임 마여진이 성적 지상주의를 앞세워 학생들을 평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학생들은 인자한 선생님을 기대했건만, 마선생은 인정사정없다. 마여진은 개학 첫날부터 쪽지시험 점수가 가장 낮은 오동구(천보근)와 심하나(김향기)에게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꼴찌반장을 시켰다. 1등에게는 교사용 사물함을 쓸 수 있는 특권과 함께 모든 단체 청소에서 면제해줄 것을 약속했고, 소수의 성적우수자들에게는 급식 배식 선착순 이용과 사물함 선택권 등의 혜택을 줬다. 공부 잘하는 학생만 우대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그런 특혜에서 철저하게 배제시키는 것, 마여진의 냉혹한 철칙이다.



이 드라마는 2005년 일본 NTV에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카리스마 여교사와 학생들의 대립기를 다뤘다. 일본 원작이라는 특성상 '여왕의 교실'의 설정은 독특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한 흔적이 엿보여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간다.

흔하지 않는 마선생의 캐릭터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마여진은 정말 아이들의 기를 빨아 먹고 사는 마녀일까? 마선생과 대립되는 인물로 6학년 2반 양민희(최윤영) 선생이 등장한다. 양 선생은 학생들에게 친절해 인기가 좋다. 그러나 마여진 눈에 비친 양 선생은 보건실에 가게 해준 학생이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모르는 안이한 선생님일 뿐이다. 이 과정에서 마여진의 교육 방침이 그르지만은 않다는 것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물론 어떤 것이 옳은지는 1년 후 학생들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SBS '대물'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고현정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첫 회부터 극의 무게감을 실은 그는 냉혹한 마선생을 과장기 쏙 뺀 자연스러운 연기로 표현했다. 무표정과 냉소가 뒤섞인 절제된 표정 연기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꼴찌반장 심하나와 모범생이지만 어두운 김서현(김새론), 장난꾸러기 오동구와 새침데기 고나리(이영유) 등 아역 캐릭터들도 뚜렷하게 그려져 흥미를 자극했다.

'여왕의 교실'은 첫 회부터 기존의 학원물들과 확연히 구별돼 신선함을 줬다. 최근 교육이 뜨거운 감자인 가운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사의 역할과 자질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식을 뒤엎는 이 드라마가 대다수의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지 첫 회만 보고 판단하긴 이른 감도 있다. 첫 회에 보여준 흥미 요소들을 후반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전개해나가 완성도 높은 색다른 학원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여왕의 교실 ⓒ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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