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국왕컵 결승전에서 두 얼굴의 사나이로 낙인 찍혔다. 의미 깊은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악의적인 반칙에 이은 퇴장으로 활약상은 빛을 잃었다.
호날두는 18일(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2013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다. 연장 120분까지 이어진 혈투 속에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를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전반 초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해 팀의 결승골 사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호날두의 그라운드 위 드라마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것 같던 경기는 결국 절망의 순간으로 돌변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14분 메수트 외질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얼어붙게 한 완벽한 헤딩골이었다.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골이었다. 이번 시즌 55경기 55골(컵대회, 챔스 포함)을 터트리며 경기당 1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이어갔다. 또한 아틀레티코 상대로 9번째 득점을 기록해 'AT마드리드 킬러' 본능을 재입증했다. 이번 시즌 국왕컵에서 맛보는 7번째 득점이기도 했다.
골이 터지자 모든 것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만 같았다. 최근 이적설을 잠재우기에도 충분한 활약상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의 마음대로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 35분 아틀레티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결승골을 위해 호날두는 카림 벤제마와 메수트 외질 등과 함께 공격에 열을 올렸지만 소득은 없었다. 전매특허인 프리킥도 이날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장에 들어서자 마음이 급해졌다. 연장 전반 8분만에 역전골을 허용한 것. 이후 아틀레티코가 수비 태세로 나오면서 호날두에 대한 견제도 전후반보다 심해졌다. 수비들과의 거친 몸싸움과 함께 원하는 방향대로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짜증이 쌓일대로 쌓인 호날두는 결국 일을 냈다. 연장 후반 9분 악의적인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비에 가담한 상대 공격수 가비와 부딪혀 넘어지는 과정에서 얼굴을 발로 차는 누를 범했다. 이에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고 호날두는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이후 레알은 확실한 동력을 잃었다. 동점골을 위해 어느때보다 온 힘을 기울여야 했던 찰나, 주포 호날두의 퇴장으로 공격에서 활기를 잃고 말았다. 결국 19번째 국왕컵 우승 트로피를 노렸던 레알은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준우승이란 결과를 받아 들여야만 했다.
[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