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일본 자동차 '혼다(Honda)'가 2015년 포뮬러원(Formula one, 이하F1)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
혼다 자동차의 이토 다카키 사장은 15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혼다의)2015년 F1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멕라렌 엔진을 사용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며 혼다의 대회 참가가 구체화되고 있다.
혼다의 F1 참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혼다는 1964년 F1에 처음으로 참가한 바 있으며 그동안 3번의 철수와 참여를 반복했다. 마지막 출전은 2008년 대회였다. '리먼 쇼크(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투자회사 리만브라더스 파산)'가 겹치며 재정난이 악화됐고 끝내 F1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혼다가 2015년 시즌에 참가하면 통산 4번째 출전이 된다. 혼다의 이번 결정은 F1 규정 변경도 한 몫 했다는 평이다. 기존의 엔진 베기량 2400cc에서 1600cc로 바뀐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와 관련해 혼다는 F1에 대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일본인 드라이버의 참가 의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혼다는 현재 인디카 500시리즈(F1의 2,3단계 아래 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토 타쿠마를 드라이버로 기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토는 F1의 하위 레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해까지 F1에서 뛰던 카무이 코바야시의 뒤를 잇는 드라이버 재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혼다가 F1 참가를 결정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 업계의 보이지 않는 '룰'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세계자동차 업계는 명차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자체 기술로 F1 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같은 명분 때문에 페라리, 벤츠, 르노와 같은 명차 브랜드는 물론 인도의 타타자동차까지 F1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F1 머신 개발은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며, 엔진까지 스스로 만들어낸다면 자체 기술력은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F1은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 아시아 계열 자동차로, 일본의 도요다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000년대 중반 대량 '리콜사태'와 더불어 중과부적으로 철수한 바 있다. 일본의 오토스포츠는 “F1에서 오래 버티는 것 만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한편 해외언론은 혼다의 F1 참가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오히려 아우디, 람보르기니, 부거티 등 ‘명품브랜드’를 보유한 폭스바겐 그룹의 참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스바겐은 거대한 자동차 컨넥션을 보유 중이면서도 그동안 F1 참가와 관련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자동차의 F1 참가 가능성
폭스바겐의 참가도 관심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한국 기업의 F1 진출에 더 큰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아시아권 기업들의 실패 사례와 한국 기업의 타깃이 F1 비인기 지역인 동유럽과 북미 위주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F1 참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게 정설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F1이 관련된 이력은 그랑프리 개최와 대회 스폰서 뿐이었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를 딴 팀 별 참가는 없었다. 팀 별 참가가 어렵다면 드라이버 및 기술적 참여가 가능하다. 이미 일본과 인도는 각각 카무이 코바야시, 카룬 찬독 등 유명 드라이버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미니카 레이싱을 통해 성장했고 하위 단계 대회를 차례로 거쳐 F1 입성에 성공했다.
국내의 경우 카트를 탈 수 있는 한계성과 레이싱 문화 미정착으로 인해 유망주를 찾아보기 힘들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사례가 입증하듯 가능성 있는 드라이버가 나온다면 끊임없는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지만 F1은 그 시작 조건에 있어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전망이 밝지는 않다.
서킷 자체가 적은 우리의 상황과 낮은 레이스 인지도를 보면 F1 드라이버를 꿈꾸고 도전하는 선수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일본과 인도는 연령대별 레이스가 활성화된 상태이며 즐길수 있는 서킷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기술적 참여는 말 그대로 팀의 일부분만 참여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포드자동차, 독일의 폭스바겐 등이 섀시 공급, 부속품 보급을 통해 F1과 인연을 맺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다. F1 마니아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러한 사실을 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기업 및 인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F1 현황은 지난 시즌 기준으로, LG전자가 F1의 미디어파트너로 LCD공급을 담당한 바 있다. 또 일부 자동차 기술자들이 르노 팀에 참여하고 있다. 전남 영암에서 열린 코리아 그랑프리에는 국내 스폰서로 POSCO와 SK ZIC가 참여했다.
서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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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