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6.18 12:03 / 기사수정 2006.06.18 12:03
18일 새벽 1시(한국시간) 쾰른의 라인에네르기슈타디온에서 열린 E조의 행방을 가릴 수 있는 조별예선 2라운드 첫 경기인 체코-가나의 경기는 전반 2분 가나의 스트라이커 기안이 넣은 골과 후반이 끝나갈 무렵 문타리의 골로 2-0으로 승리, 체코와 가나 모두 1승 1패씩을 기록해 E조의 행방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체코는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는 주전 스트라이커 바로시(아스톤 빌라)와 콜레르(모나코) 대신 로크벤츠(잘츠부르크)를 투입해 4-1-4-1 형태의 포메이션을 사용, 로크벤츠의 득점력을 믿는다기보다는 그의 포스트 플레이를 이용해 2선 선수들의 공간침투로 인한 득점을 올리려는 전술을 선보였다. 체코의 미드필더들이 개인기가 좋고, 득점력이 있기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가나는 이탈리아전에 비해 달라진 게 별로 없는 모습으로 4-4-2 포메이션을 내세워 체코를 위협해 들어갔다.
선취골은 생각보다 훨씬 일찍 터졌다. 전반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2분여 무렵에 체코의 오프사이드 트랙을 뚫고 기안(모데나)이 정확하게 노려 찬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1-0으로 점수차이를 벌렸다. 가나는 이후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아프리카 특유의 템포를 탄 축구로 계속해서 체코를 위협했다. 체코 선수들이 패스를 하려고 머뭇대는 1초의 여유도 가나는 허용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들어 공을 빼앗고, 추가골을 넣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체코는 빠른 시간대에 선취골을 내줘서인지 미드필더진의 움직임이 약간은 무거운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선취골이 터진 뒤 추가골이 쉽게 나지 않자 양팀은 점점 비등비등한 경기를 펼쳤다. 체코는 그들이 자랑하는 네드베트(유벤투스), 포보르스키(체스케 부데요비체), 로시츠키(아스날)의 3총사가 미들진을 이끌어 공격을 주도해 동점골을 만들어내려 노력했고, 가나는 여전히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에시엔(첼시), 아피아(페네르바체), 문타리(우디네제)가 경기장 곳곳을 누벼 자신들이 직접 중거리 슛을 날리거나, 스트라이커들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하는 등 추가골을 넣으려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 전반은 1-0으로 마친 채로 마감되었다.
후반 들어 체코는 갈라섹(아약스)에 비해 조금 더 공격적인 얀 폴락(뉘른베르크)을 투입해 동점골을 넣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후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네드베트가 헤딩골을 넣었지만, 반 발자국 정도의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그런 좋은 분위기가 슬슬 유지되려고 할 65분 무렵, 또다시 오프사이드 트랙을 뚫고 슛팅 기회를 잡은 기안을 위팔루시(피오렌티나)가 반칙을 범한 것이 퇴장으로 연결되어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기안은 페널티킥을 아쉽게 실축해 추가골의 기회를 놓쳤다.
위팔루시가 퇴장한 후로 브루츠크네르 체코 감독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3백을 두며 스미체르 대신 대표팀에 승선한 시온코(레인저스)를 투입, 공격을 더욱 강화하며 동점골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지만, 오히려 수비진의 넓은 공간을 내줘 가나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에 불을 붙여 몇 차례 추가실점의 위기를 맞았다. 추가실점의 위기 때마다 체코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첼시)는 안정적인 선방으로 골문을 지켰다.
그러나 결국 82분 경, 수비진의 공간을 파고든 기안의 짤막한 패스를 문타리가 강한 슛으로 연결, 2-0으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체코는 오늘 콜레르의 부상으로 인해 대신 선발 출장한 로크벤츠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준 것과, 로시츠키가 미국전에 비해 그 놀라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초반에 너무 일찍 선제골을 내줘 팀의 분위기가 흔들려 선수들이 무거운 움직임을 보여준 것을 패인으로 꼽을 수 있고, 가나는 90분 내내 빠른 스피드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놀라움과 단단한 수비진, 그리고 에시엔-아피아-문타리의 중원의 힘을 완벽하게 보여줘 지난 이탈리아전 패배를 잊게 해 주는 모습이었다.
체코와 가나는 이 경기로 모두 1승1패씩을 기록, 16강 진출을 두 팀 모두 장담할 수 없고 마지막 라운드 경기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체코로서는 오늘 경기에서 로크벤츠마저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다음 이탈리아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은 공격진을 짜는 데 있어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가나 또한 경고누적으로 인해 기안과 문타리 등이 미국전에 결장하기 때문에 양 팀 모두 16강 진출의 길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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