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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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2 100회③] 숨은 진주를 전면 배치하다

기사입력 2013.05.11 08:55 / 기사수정 2013.05.11 08:55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KBS '불후의 명곡'이 드디어 100회를 맞이한다. 오디션과 경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독립적 정체성을 확보하며 꾸준히 사랑을 받았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

지난 2011년 6월 심수봉 편을 시작으로 첫 방송됐지만 '신들의 전쟁'이라 일컬어지는 MBC '나는 가수다'의 아류작으로 평가되며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두 프로그램은 경연이라는 비슷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고 출연 가수들의 연배나 관록, 그리고 실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듯했다.

당시 '나는 가수다'는 아이돌에 묻힌 진짜 가수들을 대중 앞에 선보이며 감동을 선사했다. 반면 '불후의 명곡'은 아이돌을 대거 캐스팅하며 또 한 번 비아냥에 시달렸다. 순탄치 못한 시작이었지만 아이돌 가수들은 대선배의 곡을 재창조하며 예의를 갖췄다.

특히 씨스타 효린은 아이돌 가수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며 혹평을 가하는 이들까지 끌어모았다.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심수봉과 청중 평가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후 효린의 독주 체제는 거침없었고 모든 이들이 경계하는 공공의 적이 됐다. 동시에 '나가수' 김영희 PD의 러브콜을 받으며 적군(?)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디바' 효린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한 이는 알리다. 그녀는 불후의 명곡 '안방마님'이라 불릴 정도로 최다 출연 횟수를 기록했다. 알리는 '여러분', '미인', '아버지' 등의 곡을 다양하게 편곡하며 다재다능함을 과시했다. 때로는 신명나게 놀았고, 때로는 한(恨)을 무대에서 풀어내며 엄청난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지난 2011년 9월 첫 출연한 그녀는 총 5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터줏대감으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최근 이문세 편에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열창한 문명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방송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10년 동안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무대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R&B 고수의 면모를 보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놀라워했고 현재 그는 각종 드라마 OST가 쇄도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불후의 명곡'은 이처럼 아이돌에 대한 막연한 경계를 풀어헤쳤고 숨은 진주를 전면에 등장시키며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허각과 울랄라세션 등 케이블 방송 오디션 출신 우승자들을 공중파로 끌어 오며 이들을 보고 싶어하던 팬들의 갈증을 해결했다.

기라성같은 선배에게 헌정 공연을 선사하며 가능성을 보여주던 경연 가수들은 경쟁하는 동시에 동료의 무대를 즐기고 흡수하고 있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변모한 이들은 공연의 질적 상승을 이끌었고 '불후의 명곡' 무대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 '즐겁지만 치열한' 선의의 경쟁은 '불후의 명곡'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효린, 알리, 문명진 ⓒ KBS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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