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창원, 강산 기자] 대학 최고의 수비형 포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데뷔 첫해 1군 무대는 밟아보지도 못했다. 2군을 전전하다 상무에 입대해 도약을 노렸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1년은 일반병으로 복무했다. 1년간 야구를 쉰 선수에게 NC가 손을 내밀었다. 어린 마음에 건방지기만 했던 청년은 이제 1군 선수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NC 다이노스 포수 이태원 얘기다.
이태원은 9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무대에서 선발로 마스크를 쓴 것. 그는 데뷔 첫 안타와 2루타, 타점까지 올리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비에서도 1회 상대 흐름을 끊는 도루 저지에 성공했고, 선발 이태양의 6⅔이닝 2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첫 선발에서 이정도면 '만점 활약'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태원은 이날 경기를 3시간여 앞두고 선발 출전 통보를 받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장비를 챙기던 이태원에게 "오늘은 네가 스타팅이다. 준비하라"는 한 마디를 던졌다. 주전 포수 김태군의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사실 덜컹했다.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잘하기보다 열심히 뛰는 모습만 보여드리자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한 이태양이다. 불과 6시간 전의 일이었다. 올 시즌 1군에 첫발을 내디딘 그의 데뷔 첫 선발 출전이었기 때문이다. 이전 5경기에서는 모두 교체 출전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2010시즌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33순위로 LG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상무에 입대했다. 하지만 1년만 상무 선수로 뛰었고, 남은 1년은 일반병으로 복무해야 했다. 야구를 1년 쉬어야 했다. 결국 지난해 4월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런 그에게 NC가 손을 내밀었다. 장충고 감독을 역임했던 유영준 NC 스카우터의 도움이 있었다. 이태원은 "그때 손을 뻗어준 팀이 NC였다. 포수 출신이신 감독님이 내 수비를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NC의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그는 "절실했고, 또 창피했다. 야구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테스트를 통과한 그는 지난달 24일 KIA전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섰다. 비록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그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다. 절실함 끝에 1군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첫 날이기 때문이다.
LG 시절 이태원에게는 '성실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그는 "핑계를 대자면 그때는 어렸다. 서울의 인기 구단에 입단해 건방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거듭나겠다는 이태원이다. "꼭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바를 알고 있다. 만족시켜드리고 싶다. LG 시절과는 다르게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한 이태원, 그는 이제 한층 성숙해진 1군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태원 ⓒ NC 다이노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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