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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여왕 박인비, 세계랭킹 1위 독주체제

기사입력 2013.04.29 11:17

홍성욱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이제는 더 올라갈 곳이 없다. 지키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또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그린의 여왕임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라스 콜리나스 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역전 우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활짝 웃었다. 신설대회의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대회 역사와 함께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이로써 박인비는 LPGA 통산 6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번 대회 상금은 19만5천달러(한화 약 2억2천만원)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벌써 투어 3승을 몰아치며 독주체제의 토대를 확실하게 마련했다. 현재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는 물론이고, LPGA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트리플 크라운도 가능해 보인다.

숏게임에 강한 박인비는 표정이 없고,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쳐 미국 언론으로부터 침묵의 암살자(Silent Assassin)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박인비의 얼굴에는 무표정 속에 옅은 미소가 보인다. 챔피언의 자리에 올라 있는 만큼 부담도 크지만 여유도 생겼고, 긴장 속에서 승부를 즐기는 모습이다.

오늘도 그랬다. 박인비는 대회 마지막날 선두인 스페인의 카를로스 시간다에 2타차로 뒤졌지만 침착한 플레이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종반에 무너진 시간다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머릿속에 담아둔 그림을 샷으로 보여주고 있는 박인비의 플레이는 마치 기계가 치는 샷을 보는 것처럼 정확하다.

198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장면을 보고 골프에 입문한 이른바 '박세리키즈'인 박인비는 어릴적에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나 주니어 시절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익히며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였다. 18세였던 2006년에 프로로 전향한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기록(만19세 11개월)으로 우승하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가 찾아와 힘든 시절을 보냈다. 일본 투어에서 4승을 올렸지만 미국 무대에서는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침묵은 지난해 7월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으로 깼다. 그해에 시즌 2승을 거두며 LPGA 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수상한 박인비가 비상의 예고편을 날린 것. 

박인비의 곁에는 항상 약혼자 남기협씨가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프로 출신으로 8년 전 미국의 같은 연습장에서 훈련 하면서 만나 3년이 지나 연인 사이가 된 두 사람은 골프라는 언어를 사랑으로 풀어내며 성적까지 상승시켰다. 말이 필요없는 명콤비다. 


이제 박인비에게 남은 과제는 세계랭킹 1위를 굳건하게 지키는 일이다. 현재 2위인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와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수많은 다른 도전자들이 쉴 새 없이 정상의 자리를 노크하겠지만 박인비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당분간은 철옹성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나이로 스물여섯인 박인비. 그의 모자에는 아직 메인스폰서가 아닌 용품사의 로고가 박혀있다. 그렇지만 지존에 오른 만큼 메인스폰서를 구하는 건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지금까지 선택받지 못했던 박인비가 이제 스폰서를 고를 수 있는 시간이 온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박인비 ⓒ IB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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