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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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감독 폭력사태, 이대로 좋은가?

기사입력 2005.04.27 09:25 / 기사수정 2005.04.27 09:25

김광수 기자


선수를 폭행하며 물의를 일으킨 LG화재 그레이터스의 신영철 감독이 3개월 감봉의 처분을 받으며 이번 사태가 일단락 됐다. 차칫 프로원년에 두 번째로 경질될 감독으로 기록될 뻔 했지만 겨우 3개월 감봉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으며 불명예는 벗어난 듯하다.


축소하려고만 하는 구단과 연맹

신영철 감독은 선수 폭행 사건에 대해 처음에는 완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어느 한 누리꾼이 폭행현장을 봤다는 제보와 내부고발자가 나타나자 그제서야 하루만에 자신의 폭행 사실을 번복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때린 것은 두 대라며 성적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가 언제까지 말을 바꿀껀지 주목하는 것도 참 흥미로워질 듯 하다.

연맹쪽은 가뜩이나 엉성한 프로출범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사태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여론과 구단의 눈치만 보고 있고, 구단 역시 3개월 감봉이라는 발빠른 조치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면서 더이상 이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다시 상벌위원회를 열자?

24일 공식적으로 신영철 감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1차 상벌위원회가 열렸는데 폭력을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한 신영철 감독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조만간 회의를 열어  다시 징계수위를 결정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어이없는 내용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한 사안이라면 차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신속한 특단의 조치를 펴야 하는 것이 협회가 할일 아닌가? 그리고 나서 많은 누리꾼들이 지적한 것처럼 엄중 경고 따위의 조치를 취하는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된다.


내부고발자를 색출해 선수생명을 끊겠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내부고발자를 색출해 선수생명을 끊어버리겠다는 LG구단의 반응이었다. 구단측은 선수가 허위 제보를 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선수 본인 스스로도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고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은 욕심이었을 것이다. 그런 선수들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한 선수들을 오히려 배신자 취급하여 짤라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구단 프런트는 과연 구단을 운영할 마음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팬들에게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나온 어이없는 이 발언은 프런트가 팬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모두가 납득할 만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절대 구렁이 담넘어 가듯 그냥 넘겨서는 곤란하다. 이번 폭력사태가 더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이유는 팬이 폭력의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는 것과 앞으로도 일어날 또 다른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번 연맹의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 된다면 제 2, 제 3의 폭력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LG 구단측과 같은 솜방망이 처벌을 협회 역시 재연한다면 그건 협회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일이고 끝까지 배구에 성원을 보냈던 팬들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이다. 그런 팬들까지 이제 배구판에서 등을 돌린다면 프로배구는 출범 초기부터 존폐기로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스포츠를 이끌어가는 것은 감독이나 선수가 아니라 팬이다. 부디 현명한 판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운동 선수들의 얼차려나 폭력은 어쩌면 필요악인지도 모른다. 과거부터 이른바 '맞고 큰 선수' 들이 스포츠를 이끌어 갔고 좋은 성적을 이끌어 냈다. 그런 악습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악습이 또 다른 악습을 낳는 것인데 이제는 그런 악습을 떨어내고 선수 스스로도 코칭스태프도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폭력은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팬들은 폭력으로 억지로 짜낸 승리보다는 코칭스태프와 선수 그리고 프런트가 하나가 되어 단결된 모습의 패배를 더욱 값지게 생각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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