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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천명', 격동의 시기 거대권력에 맞선 개인을 그리다

기사입력 2013.04.25 08:27 / 기사수정 2013.11.10 19:41

김승현 기자


▲ 천명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천명'이 베일을 벗었다.

24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천명 :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1회에서는 내의원 의관 최원(이동욱 분)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극은 역사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그 틀은 대하사극과 퓨전사극으로 나뉜다.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맞춰 전개하는 정통사극과 달리 퓨전 사극은 전체적인 틀 안에서 개인사를 조명, 현실의 제약과 동시에 이로 파생되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담기도 한다. '천명'은 퓨전 사극으로 픽션이 가해졌지만 곳곳에 역사적 사실을 배치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천명'은 조선 11대 왕인 중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는 조선의 기틀이 바로 섰지만 정치권의 격동이 가장 큰 시대로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도 다뤄졌다.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을 축출하고 왕위에 오른 중종은 훈구파의 위세에 눌려 조정의 주도권을 내준다. 이후 사림인 조광조를 만나게 되며 혁신에 가까운 개혁을 시도하지만 훈구파가 반정공신 위훈 삭제사건을 빌미로 조광조를 숙청하는 기묘사화가 벌어진다.

훈구와 사림이 번갈아가며 권력을 잡는 격동의 시기는 드라마에도 반영됐다. 이날 방송에서 병약한 중종은 문정왕후(박지영)에 양위를 논하고 그녀는 "얼른 세자 이호(임슬옹)에 왕위를 물려줘야 한다"고 답한다. 하지만 이는 허울뿐인 말이었다.

우의정 김치용과 문정왕후의 아우인 윤원형 등 훈구 세력은 이 소식을 듣고 "세자가 왕위에 오른다면 조광조를 죽인 우리를 가만둘 것 같으냐"며 이호를 독살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또 이호는 최원에게 "자네가 필요하다. 어젯밤 꿈에 자네 조부를 봤다. 내가 무사히 왕위에 오르는 것이 자네 조부의 간절한 바람이었음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내가 무사히 버틸 수 있었던 건 자네 조부가 날 지켰기 때문이야"라고 말한다.

앞의 두 장면을 종합해보면 이호의 뒤에는 사림 세력이 있었고 최원의 조부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호가 중종으로 즉위한 뒤 현량과를 부활해 인재를 고루 등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기묘사화 때의 화를 입은 사림의 거두 조광조 등을 신원했고 개혁 정치를 시도했다.

또 이호의 계비 문정왕후는 극 말미에 자신의 아들인 경원대군을 즉위시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낸다. 그녀는 궐에 불을 내는 동시에 이호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네가 죽어줘야겠구나"라며 위협을 가한다. 앞으로 문정왕후와 이호의 갈등 관계가 악화될 것이며 이호의 실질적 지지세력인 최원에게도 불똥이 튀게 될 것을 암시하게 하는 장면이다. 역사적으로도 이호는 효심이 강했지만 문정왕후는 이호를 시기했고 야사에서는 그녀가 인종을 독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천명'은 아픈 딸을 둔 아버지가 궁중 음모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자로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자신의 조부가 억울한 죽임을 당했고 이제는 비슷한 운명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될 최원이다. 조선 정치 격변의 시기와 맞물려 거대권력에 맞서는 미약한 개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천명 ⓒ 드림이앤엠]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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