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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커버스토리] 이대호와 교세라돔…오사카 현지 리포트

기사입력 2013.04.26 15:59 / 기사수정 2013.04.26 20:33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오사카(일본) 서영원 기자] 일본 오사카는 야경도 아름답지만 낮 풍경이 더 정겹다. 화려함 이면에 허름하고 오래된 도시의 소박한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여정지로 손색이 없다. 오사카 시내 신사이바시역에서 나가호리스무미료쿠치선을 타고 돔마에치요카지역에서 내리면 거대한 우주선을 닮은 외관의 돔구장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에서도 오사카 지역의 특징이 잘 묻어난다. 소박하고 허름한 주택가 사이에 우뚝 솟아오른 우주선. 바로 수용규모 4만 800석의 '교세라 돔 오사카'다.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가 활약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 팬들이 바라보는 이대호

오사카 현지에서는 이대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대호의 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의 연고지 오사카에서 느낀 이대호의 인기는 예상대로 대단했다. 이대호가 팀 내에서 최고의 인기와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릭스의 선수 용품 판매에서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TV 화면에서 접했듯 이대호를 응원하는 일본 팬들도 많다. 경기마다 한국 관중들이 교세라돔을 꾸준히 찾고 있으니 이 정도면 오릭스의 슈퍼스타라 해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이대호의 인기는 어디까지나 오릭스 내에서 얘기다. 오릭스가 연고로 하는 오사카는 오릭스 만의 도시가 아니다. 일본야구의 양대산맥 중 하나로 꼽히는 한신 타이거즈가 버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축구 J리그에서 폭 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축구 클럽도 이 도시를 연고로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오릭스가 설 자리가 좁다.

이대호가 다나카 마사히로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른 날, 교세라돔에서 일본 팬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오릭스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오타 슌지는 오사카 연고의 프로 스포츠 팀 인지도를 강조했다. 그는 “오사카는 한신 타이거즈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그 다음은 J리그의 감바 오사카이고 그 다음이 오릭스와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 대한 인지도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며 오사카 지역내 스포츠 클럽의 인지도를 설명했다.

선수에 대한 선호도는 팀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대호의 경우 오릭스 팬에게 절대적 지지를 얻고는 있으나 한계 또한 명확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야구 팬이라면 이대호를 알지만 일반인이면 모를 수 있다. 하지만 한신의 스타 플레이어는 일반인도 다 안다”고 설명했다. 교세라돔에서 만난 한 노인 팬은 “오릭스가 속한 퍼시픽리그는 지역별로 인기가 있다. 이대호가 실력만큼 전국구 인기를 얻으려면 센트럴리그로 가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는 한신과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앞세워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비해 퍼시픽리그는 지역 마케팅을 강조하다 보니 특정 지역의 지지도가 높다. 이대호의 인기는 연고지역 프로 스포츠 구성과 일본야구의 리그 인지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세라돔에서 한국 팬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이대호 최고'를 외치는 일본 팬들을 바라보며 이대호가 오릭스와 한국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릭스와 한신, 그리고 LG와 두산

한국프로야구의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일본프로야구의 한신과 오릭스의 공통점은 같은 연고지를 삼고 있다는 것이다. LG와 두산은 서울 잠실, 한신과 오릭스는 오사카를 연고로 한다. 이대호가 출전한 지난 23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라쿠텐전에서 오릭스 팬의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스즈키 이치로가 뛰던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부터 팬이었다는 다니모토 리에는 LG와 두산 얘기를 전했더니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사카에서 한신과 오릭스는 비교가 부끄러울 정도로 한신이 압도한다”고 오사카 두 팀의 인기를 설명했다. LG와 두산이 맞대결을 할 때면 잠실야구장은 양 팀 팬들의 비율이 반반을 이룬다. 오사카는 사정이 다르다. 리에는 “오릭스는 한신이 오면 홈경기가 원정이 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신과 오릭스는 다른 리그여서 교류전 기간에 두 번만 굴욕을 당하면 된다”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퍼시픽리그의 오릭스와 센트럴리그의 한신은 1년에 4차례 교류전을 치른다. 두 팀이 만나면 오릭스 응원 지정석이 아닌 이상 나머지 자리는 대부분 한신 팬들로 들어차 오릭스 팬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얘기였다. 한편 교세라돔은 빈 자리가 많아 궁여지책으로 상단 스탠드를 광고 현수막으로 가리는 방법을 택했다. 오릭스의 인지도가 높지 않고 성적 또한 크게 좋은 팀으로 볼 수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걱정하는 마음은 다를 것이 없었다.

교세라돔에서 느낀 돔구장 활용법

이대호의 소속팀 오릭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교세라돔은 일본에서 도쿄돔, 후쿠오카돔에 이어 3번째로 탄생한 돔 구장이다. 지난 23일 라쿠텐전을 통해 지켜본 교세라돔은 야구 엔터테인먼트 그 자체라는 느낌이었다. 이 날의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6시였다. 하지만 돔 구장의 게이트는 일찌감치 열렸다. 경기 시작 전 돔 투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세라돔 투어는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라커룸과 그라운드를 볼 수 있는 투어와 선수들의 연습장면을 볼 수 있는 투어, 이밖에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그라운드에서 관전할 수 있는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러한 돔 투어도 경기 입장권과 패키지로 구매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입장이 가능해 많은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빌 수 있게 배려한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약 한 번 가량 실시하는 이 행사는 오릭스의 경기 종료 후 덕아웃을 포함한 전 구역을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경기 종료 후 1시간 이상 진행되는 그라운드 개방 프로그램을 통해 아빠와 아들이 '캐치볼'을 하고 젊은 여성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자리에 앉아 연신 기념사진을 찍었다. 교세라돔은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야구라는 주제로 개방된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존'이었다.

교세라돔은 야구 외에도 일반적인 전시회나 컨벤션에 관한 신청 접수를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도 없다면 교세라돔은 이른바, 동네 야구팀을 위해 개방된다. 양 팀 통털어 한화 약 300만원 가량의 돈을 내면 3,4시간 가량 그라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전광판까지 활용할 수 있다. 시간 단위로 예약이 가능하다. 나아가 오사카 인근 지역 학교들의 체육대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와 관련해 교세라돔의 돔투어 담당자는 “교세라돔은 시민들의 비싼 세금으로 지었는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한국야구와는 분명 사정이 다르다. 교세라돔은 ‘보는 야구’와 ‘하는 야구’의 중심에 있는 교차점이었다.

[글]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알림] 주말판 '엑스포츠뉴스+' 6호 발행…이대호와 교세라돔 조명




엑스포츠뉴스의 주말판 매거진 '엑스포츠뉴스+(PLUS)' 6호가 발행됐습니다.

27일 발행된 '엑스포츠뉴스+(PLUS)' 6호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와, 그가 있는 오사카의 독특한 야구 문화를 커버스토리로 다뤘습니다.

오사카 현지 취재를 통해 일본 팬들이 바라보는 이대호, 오릭스 버팔로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관계, 오릭스 홈구장 교세라돔의 활용 방안 등 흥미로운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밖에 신명철(대한체육회 90년사 편찬위원)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올림픽에 진출하는 프로복싱' 얘기와, 최근 논란이 됐던 배우 이시영에 대한 편집국 내부 칼럼 등 다채롭고 깊이 있는 콘텐츠가 독자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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