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28 16:13 / 기사수정 2007.11.28 16:13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2년 전,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여 한국 축구를 빛낸 '신형엔진' 박지성(26).
요즘은 지난 3월 무릎 관절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박지성의 뜨거운 질주를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어 맨유 경기를 보는 재미가 허전해진 느낌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이동국이 방출 위기에 몰리고 설기현의 팀 내 입지가 좌불안석에 빠지면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이 지난 시즌보다 주춤해졌다. 그들의 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팬들은 부활을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지만 두 선수의 전망은 밝지 않다. 목마른 국내팬들은 오는 12월 말 올드 트래포드에 모습을 드러낼 박지성의 맹활약을 소망하고 있다.
사실 박지성에게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여름 맨유로 이적한 루이스 나니가 왼쪽 측면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2시즌 동안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박지성이었기에 주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어찌되었건 그는 빠른 부상 회복과 순조로운 경기 감각 속에 자신의 장점을 되살려야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박지성의 경쟁자 나니가 최근 부진에 빠졌다.
나니는 올 시즌 2골 5도움 올리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으나 여전히 기복 심한 경기력과 무리한 볼 끌기로 팀의 왼쪽 공격력을 약화시켰다. 최근 웨인 루니 부상 공백까지 겹친 맨유 공격은 '4골 유나이티드'로 불렸던 지난달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공격의 중심을 잃어갔고 24일 볼튼전 0-1 패배의 결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
맨유가 어렵게 2-1로 승리한 28일 스포르팅 리스본전 역시 마찬가지. 이날 4-3-3 카드를 꺼내든 맨유는 나니와 루이 사아의 동반 부진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드리블 돌파에 의존하는 답답한 공격력을 펼쳤다. 특히 나니는 전반 4분과 5분 무리한 볼 끌기 시도로 결정적인 공격 찬스를 놓치더니 전반 15분을 비롯 여러 차례 패스미스를 범하는 문제점을 남겼다. 동료 선수와의 호흡까지 맞지 않아 2골 5도움 기록한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시야를 넓히면 맨유의 공격력 부진은 나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아와 라이언 긱스의 계속된 부진과 '루니-호날두'에 의존하는 공격력, 부족한 공격 옵션, 스포르팅전에서 드러난 4-3-3 전환 실패 등에 이르기까지 트레블 달성을 위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게 됐다. 최근 맨유와 상대한 볼튼과 스포르팅은 맨유의 공격 루트를 빠르게 파악하여 손쉽게 공격을 끊는 능숙함을 발휘했다. 빠른 프리롤 공격으로 다득점 공격축구를 펼쳤던 맨유가 고전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요인이다.
그럼에도, 국내팬들은 맨유의 부진을 아쉬워하면서도 박지성의 믿음직스런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에서 볼 수 있듯, 박지성은 팀이 위기에 빠질 때도 상대팀 공간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쉴새없는 기동력을 발휘해 팀 공격력을 꾸준히 높였다. 지난 시즌 박지성이 출전한 14경기는(2번의 큰 부상이 있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맨유가 11승2무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그가 선발 출전한 8경기는 맨유가 모두 승리했다. 이는 박지성의 팀 공헌도가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맨유는 부상에서 돌아오는 박지성의 복귀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달 22일 잉글랜드 대중지 '더 피플'을 통해 박지성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을 통한 그의 이런 발언은 곧 복귀할 박지성에게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힘이 되어 그를 향한 변함없는 기대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는 '박지성이 나니에게 밀리는 거 아냐?'라고 우려하던 국내 팬들의 걱정을 안심시키는 발언이어서 박지성의 존재감이 강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지난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활발한 움직임과 강철같은 체력으로 팀의 중심 선수 반열에 올랐던 박지성. 루니와 호날두 같은 주연급 선수는 아니지만 '주연급 조연'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그라운드에 서있는 모든 선수들의 활약을 빛나게 하는 공헌도를 발휘했다. 맨유 공격력이 침체에 빠진 현 시점에서 어쩌면 '맨유 공격의 실질적 중추는 박지성이 아닌가'라는 생각은 그의 역동적인 활약상을 떠올려 봤을 때 결코 무리는 아닐 듯싶다.
[사진=박지성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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