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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릴리스포인트] '12년 만의 1군 데뷔' 한화 임세업의 '감동 스토리'

기사입력 2013.04.06 06:17 / 기사수정 2013.04.06 06:19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입단 이후 11년 간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한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노력으로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역경을 딛고 1군 무대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선수가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 외야수 임세업이다.

임세업은 야구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선수다. '신인 선수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어느새 프로에 입문한 지 11년이 지난 '중고 신인'이다. 입단 후 5년이 지나 신인왕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임세업은 지난 200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7번 전체 56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부름을 받았다다. 하지만 2005년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방출됐다. 2006년에는 삼성에서 배팅볼 투수로 일했고, 2007~2008년에는 일본 독립리그에 진출해 2년간 활약했다. 2009년에는 KIA 타이거즈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이번에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대로 선수 생활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10년 경찰청에 입대, 재기를 노렸고 지난해 한화에 신고선수로 재입단했다. 2군 무대에서 타율 2할 5푼 5리 19타점으로 공격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본 김응룡 한화 감독은 그를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도 데려갔다.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세업은 마침내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김 감독은 지난달 6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 도중 조기 귀국했던 임세업을 다시 불러들인 적이 있다. 바로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 2월 18일 LG와의 연습경기를 마친 뒤 "어깨 좋은 외야수가 한 명도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고, "임세업이 괜찮다"는 추천을 받자마자 국내에서 훈련 중인 그를 불러들였다. 그는 어렵게 재합류한 오키나와 캠프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선수단과 함께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4일 KIA전을 앞두고 하주석, 이태양과 함께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수비만큼은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는 김성한 수석코치의 설명도 있었다. 그는 이날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두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음껏 그라운드를 누볐다. 모든 이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2회말 데뷔 첫 타석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았다. 4회에는 데뷔 첫 안타까지 터뜨렸다. 좌익수 앞 깨끗한 안타였다. 비록 1루에서 상대 선발 소사의 견제에 걸려 아웃되기도 했지만 "괜찮다"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격려가 뒤따랐다.

9회에는 1사 1, 2루 득점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데뷔 첫 타점까지 올렸다. 3타수 2안타 1타점, 그의 데뷔전 성적이다. 비록 팀이 4-12로 대패, 그의 활약은 빛이 바랬지만 임세업 본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그는 5일 넥센전에도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12년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것이다.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양성우와 교체됐지만, 첫 타석서 7구 승부를 펼치는 등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데뷔 1~2년 만에 자취를 감추고 영영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그만큼 프로의 벽은 높다. 임세업은 입단 후 무려 11년 동안 1군 무대조차 밟지 못했지만 끝까지 야구를 놓지 않았다. 역경이 있었기에 반전도 가능했다. 그렇게 감동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임세업이다. 많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임세업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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