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해임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됐다. 2010년 2월 26일 선임된 이후 3년 하고도 한 달이 지난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서 그에 대한 해임안이 최종적으로 가결됐다.
김재철 체제의 3년은 그 어느 때보다 MBC가 혼란과 상처로 얼룩진 시기였다. 170일간에 걸친 총파업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노조원 8명이 해고되고 2백여 명이 징계를 받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김 전 사장은 선임 당시부터 '낙하산 사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MBC 노조는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며 김 전 사장의 출근을 막아섰다.
김 전 사장은 취임 후 지역 MBC와 자회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는 큰 후폭풍을 몰고왔다. 김우룡 당시 방문진 이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MBC임원)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게 아니라, 큰집(청와대)이 불러서 쪼인트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김우룡 이사장은 이 발언의 여파로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김 전 사장에 대한 첫 해임안은 그해 7월에 상정됐다. 9명의 이사진 가운데 8명이 참석했지만 의결 정족수인 5명의 찬성을 얻지 못해 해임안은 부결됐다. 김 전 사장은 이후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에 대한 방송 보류 결정을 내린데 이어 시사 프로그램 '김혜수의 W', '후 플러스'를 잇따라 폐지하며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다.
2011년은 김 전 사장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기 시작한 해다. 그는 시사교양국을 편성본부 아래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을 통과시키며 '눈엣가시'와도 같았던 'PD수첩' 최승호 PD 등을 기존 업무와 관련 없는 부서로 내보냈다. 7월에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표 쇼'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6명의 이사가 재신임에 표를 던지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당시 이사회에 출석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항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며 "사퇴 의사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노조는 2012년 김재철 퇴진을 목표로 내걸고 총파업을 시작했다. 1월 30일 시작한 이 파업은 같은 해 5월 1일, 노동절(근로자의 날)이 지나도록 끝을 보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7월이 돼서야 파업을 끝마칠 수 있었다. 겨울에 시작한 총파업이 해를 넘기면서 170일이 지난 한여름에야 '잠정 중단' 됐던 것이다.
그 사이 김 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두 차례 더 부결됐다. 2012년 3월 28일과 11월 8일 김 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처리하기 위해 방문진 이사회가 열렸지만 결과는 전과 같았다. 여당 추천 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세 번째 부결이었던 11월 이사회 결과를 놓고 양문석 방통위원은 "하금열과 김무성 의원이 여당 추천 이사에 전화해 해임안 반대를 종용했다"고 폭로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은 자신에 대한 네 번째 해임안까지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동안 꾸준히 김 전 사장에 대한 해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여당 추천 이사들은 이번 해임안을 스스로 작성하는 등 해임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MBC 노조는 김 전 사장의 해임에 성명을 발표하며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철 사장 해임 결정을 환영한다. 늦었지만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다"라며 "방문진이 차기 사장 선임에서부터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 주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임명되는 새 사장은 MBC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제자리를 찾고 더 이상 소모적인 내부 분열을 멈추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김재철, MBC 노조 ⓒ MBC 홈페이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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