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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여신,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끝까지 외면

기사입력 2013.03.19 19:29 / 기사수정 2013.03.19 19:46



[엑스포츠뉴스=용인, 김유진 기자] "3대 0으로 진다고 생각하면 좀 치욕스러울 것 같네요"

3차전을 앞두고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마지막 각오를 다졌다. 

3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 하지만 이번에도 행운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삼성생명은 19일 용인실내체육관서 열린 춘천 우리은행 한새와의 KDB금융그룹 2012-1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53-66으로 패하며 우승의 꿈을 접게 됐다. 이 감독 역시 챔피언결정전에서 제대로 날개 한 번 펴보지 못한 채 씁쓸함을 삼켜야 했다.

지난 2007년 '여자농구 전통의 명가'로 불리는 삼성생명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번번이 결승전에서 좌절해야 했다. 2007-08시즌을 시작으로 2008-09, 2009-10 시즌까지 찾아온 기회에서 모두 신한은행에 패하며 다음을 기약해왔다.

그런 삼성생명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이어온 팀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꿈꿨다.

이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3년 만에 챔프전에 다시 도전하는데, 올해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팀에 여러 변화가 많았던 가운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어렵게 거쳐서 올라온 만큼 열심히 하겠다"며 의지를 다진 바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의 바람과는 반대로 팀은 1차전에서 42-62로 대패, 2차전에서는 67-77, 10점차로 패한 것에 이어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13점 차로 패하면서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평소 호기로운 모습을 보이는 이 감독이지만, 2쿼터 종료 후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고 자리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등 긴장이 역력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플레이오프 때 김계령, 김한별 등 베스트멤버를 구성해서 뛰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시즌을 마친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무기력하게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우리은행의 막강한 공격력을 이겨내기에 삼성생명은 너무나 지쳐있었다. 경기 막판 패배를 예감한 듯 고개를 떨군 이 감독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이호근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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