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KBS 북토크쇼 '달빛프린스'가 쓸쓸한 퇴장을 맞았다. 시청률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한 2개월 간의 짧은 여행이었다.
'달빛프린스'가 1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했다. 지난 1월 22일 첫 방송된 '달빛프린스'는 방송인 강호동의 KBS 복귀 프로그램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았다. '1박2일'에서 전성기를 맞았던 강호동이 SBS, MBC를 거쳐 '가장 화려했던' KBS로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매회 한 명의 게스트가 자신과 관련된 책을 소개하는 형식의 '달빛프린스'가 뚜껑을 열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은 양쪽으로 엇갈렸다. "강호동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힌 것 같다", "어색하다"는 반응과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다", "잔잔한 감동이 기대된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첫 방송 시청률은 5.7%(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동 시간대 방송된 SBS '강심장', MBC 'PD수첩'에 밀려 꼴찌를 차지했다. 하지만 강호동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에 대중은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방송에서도 '달빛프린스'의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그동안 이서진, 김수로, 이보영이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과 관련된 한 권의 책을 소개했지만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초 '달빛프린스'는 한 명의 게스트가 한 권의 책을 선정해 다양한 토크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소개되는 책을 읽지 않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몰입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결국 제작진은 변화를 택했다. '달빛프린스'는 네 번째 방송에서 우지원, 하하, 문희준, 정용화 등 집단 게스트를 출연시키고, 만화 '슬램덩크'로 승부수를 던졌다.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책을 소재로 농구라는 스포츠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4%대의 시청률은 계속됐다.
이후 '달빛프린스'의 변화는 계속됐다. 제작진은 5회부터 '무한 업그레이드'를 선언하며 눈높이를 낮췄다. 이번에는 어린이 9명이 포함된 10명의 시청자들이 직접 출연해 게스트와 MC들에게 문제를 내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그 과정에서 책을 읽지 못해 함께 할 수 없던 시청자들이 조금이나마 책의 내용을 알고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했으며, '방송을 보면 이 책을 보고 싶다'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도 단 4회에 그치며, 3.3%의 시청률로 마무리하게 됐다. KBS는 '달빛프린스'를 전면 재정비하기로 하고, 프로그램 콘셉트를 모두 바꾸기로 했다. 강호동을 제외한 모든 출연진들 역시 모두 물러난다. 야생을 호령하며 하던 강호동도 시청률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책과 강호동의 만남은 실패로 돌아갔다. 독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청률 부진에 국민MC로 불리던 강호동에게도 2개월의 시간만 허락되면서 8회 만에 종영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사진 = 정재형, 강호동, 이예지, 탁재훈, 용감한 형제, 최강창민, 김수로 ⓒ 엑스포츠뉴스 DB,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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