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첫 해설을 하면서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봤는데 승리의 배고픔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박찬호의 한마디에 야구팬들도 씁쓸함을 삼켰다. 박찬호는 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하고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대표팀에게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박찬호는 대표팀의 탈락이 확정돼가는 순간까지 "우리가 비록 일본은 못가더라도 이 경기는 점수를 내서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팬들에게 근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안타깝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만 놓고 보면 3-2로 역전승을 하는 것이었다"며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근성이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부족한 최선일지언정 이번 대회가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을거라 생각한다.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데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마지막까지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일 네덜란드와의 1차전서 해설가로 데뷔한 박찬호는 '코리안 특급'이라는 애칭답게 메이저리그는 물론 국제대회에도 잔뼈가 굵은 경험을 살려 실감나는 해설로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풍부한 실전 경험은 박찬호만이 할 수 있는 '전매특허' 해설이었다. 투수들의 구질 분석은 물론, 마운드에 섰을 때의 심리 상태까지 세세한 설명으로 시청자들의 중계 몰입을 도왔다.
시청자들은 마치 '옆집 사는 야구 좋아하는 삼촌이 해설해주는 것 같다"며 박찬호의 친근한 해설에 열띤 호응을 보내왔다. '이번 WBC에서 건진 것은 박찬호의 해설'이라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다.
이번 WBC에서 더 이상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해설하는 박찬호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대표팀이 2라운드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머리를 올려 이마를 드러냈다"면서 선수들만큼이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 해설가 박찬호의 모습이 유난히 더 안타깝게 보이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박찬호 JTBC 해설위원(사진 왼쪽)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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