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해설가로 데뷔한 박찬호가 친근감 있는 해설로 '박찬호 어록'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일 본선 1라운드 B조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임경진 캐스터, 송재우 해설위원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4일 오후 7시 30분 열린 호주와의 2차전에서는 한국팀의 선전에 힘입어 한층 더 여유롭고 재미있는 해설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대표팀이 2라운드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머리를 올려 이마를 드러냈다"면서 선수들만큼이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 박찬호의 어록을 짚어봤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뻑(보크)이 아니다"
대표팀 선발 투수 송승준은 3-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3번 타자 루크 휴즈의 타석 때 보크(Balk)를 선언 당했다. 송승준과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보크가 아니다"고 딱 잘라 얘기했다. 특히 '보크'를 야구인들이 된 발음으로 말하는 야구 용어 '뻑'으로 발음해 '선수 출신 맞네'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왕 사(死)구 줄 거면 아프게라도…"
박찬호는 중간 중간 유머러스한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송승준이 2회말 8번 타자 팀 케넬리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자 아쉬운 말투로 "아쉽네요. 이왕 줄 거면 아프게라도 줬어야 하는데요"라고 말했다. 공이 상대 선수의 몸에 정통으로 맞은 것이 아닌 유니폼에 살짝 스쳐갔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유머였다.
"저도 공 맞아봤어요"
최정이 1회와 3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후 캐스터가 박찬호에게 "공에 맞아보신 적은 없군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박찬호는 "저도 맞아봤습니다. 옆구리를 맞아봤는데 숨이 꽉 막히더라구요"라며 자신의 경험을 빗대 설명했다. 최정의 아픔을 실감나게 전달한 것이다.
"저건 스트라이크입니다, 짜증나네요"
박찬호는 6회말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노경은이 저스틴 휴버에게 던진 공이 볼 판정을 받자 "짜증나네요"라고 돌직구 해설을 날렸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듯 보였지만 그레그 깁슨 주심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이용규가 상대 투수의 볼을 계속해서 커트해내자 자신도 모르게 "OK"를 외치며 솔직한 입담으로 친근감을 더한 바 있다.
"뜨리볼"부터 "맥혀요, 슬라이다"까지…해외-국내 오가는 다양한 표현
박찬호는 해외와 국내를 오가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만큼 토종 발음과 정통 영어 발음을 오가는 다양한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재미를 더했다. '쓰리볼'은 '뜨리볼'로, '막힌다'는 '맥힌다'로, '슬라이더'는 '슬라이다'로 말하며 마치 '옆집 사는 야구 좋아하는 삼촌이 옆에서 해설해주는 것 같다"는 열띤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박찬호 JTBC 해설위원(사진 왼쪽)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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