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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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가 알려준 교훈, "막장코드 없어도 된다"

기사입력 2013.03.04 09:12 / 기사수정 2013.03.04 12: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가족의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을 그린 드라마가 감동을 남기고 퇴장했다.

KBS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가 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가을부터 방영된 이 드라마는 마지막 50회가 최고시청률 47.6%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시청률을 넘어선 '내 딸 서영이'는 '국민드라마'로 불리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이 드라마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주로 다루지 않은 '아버지와 딸'의 용서와 화해를 다루고 있다. 그동안 어머니와 자식과의 관계를 다룬 드라마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와 딸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흔치 않았다. 자칫 어색할 수도 있는 소재를 '내 딸 서영이'는 매우 훌륭하게 소화했다.

어려서부터 유독 친했던 아버지와 딸. 하지만 자상했던 아버지는 노름의 덫에 걸리면서 가족들을 파탄에 빠트린다. 어린 서영(이보영 분)에게 한없이 다정했던 아버지는 빚의 독촉을 받는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한다. 두 사람의 갈등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서영은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고 결혼식을 올리면서 갈등은 정점에 치닫는다.

쉽지 않은 소재를 '내 딸 서영이'는 설득력 있게 풀어나갔다.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이혼을 결심한 서영은 3년 만에 아버지인 삼재(천호진 분)와 만난다. 개과천선한 삼재는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딸에게 다가서지만 서영은 쉽게 맘을 열지 못한다.

두 사람의 멀어진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성실한 아버지로 돌아온 삼재의 모습을 서영은 조금씩 확인한다. 그리고 삼재가 자신의 결혼식을 몰래 지켜봤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아버지를 찾아가 용서를 빈다.

용서와 화해를 나눈 두 사람의 관계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부녀 관계로 회복된다. 삼재는 복통으로 쓰러지고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서영은 안타까워한다. 아버지의 죽음이 예고되면서 '내 딸 서영이'가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사건은 두 사람의 관계회복으로 이어졌다. 죽음 앞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삼재는 딸과의 관계 회복은 물론 서영과 우재의 재결합도 유도했다. 이렇게 인물들 간의 갈등 해소가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는 점이 ‘내 딸 서영이’의 장점 중 하나다.



또한 인기로 인해 연장 방송을 하지 않고 기획대로 50회에서 막을 내리겠다고 결정했다. 기존의 스토리에 없는 살을 더 붙이는 작업은 매우 위험하다. 긴장감 넘치게 흘렀던 스토리라인에 맥이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딸 서영이'는 연장 방송을 버리고 기존의 방침을 고수했다.

최근 일부 드라마는 자극적인 소재와 극단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관심을 유도한다. 출생의 비밀, 주인공의 죽음, 극단적인 악인의 등장은 '막장 드라마'의 요소다.


하지만 '내 딸 서영이'는 위에서 언급한 것들 중 그 어느 것도 찾아 볼 수 없다. 이 드라마에는 '악인'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인물 간의 갈등 구조를 치밀하게 이끌어가는 힘이 뛰어나다. 출생의 비밀(성재)은 중간에 나오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마무리 지었다. 또한 삼재의 수술은 드라마 막판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을 '주인공의 죽음'으로 이끌어가지 않았다. 삼재가 혼수상태에 빠져있을 때 서영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반성과 화해를 깨닫는다.

'내 딸 서영이'는 억지로 감동을 조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막장 코드'가 없어도 '국민 드라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사진 = 내 딸 서영이 (C) KBS 방송화면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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