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배우가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를 통해 '아이콘'으로 자리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존 웨인이 '정통 서부극'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를 통해 '스파게티 웨스턴'의 주역이 됐다.
이들에 못지않은 인물이 있다. 성룡(59, 재키 찬)은 그만이 해낼 수 있는 '해학적인 액션'을 창조해냈다. 쿵푸 영화의 '원조 영웅'인 이소룡은 자신의 카리스마와 실전에 가까운 액션으로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반면 성룡의 액션에는 유머가 깃들여있다.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하는 '성룡식 액션'은 하나의 장르로 정착했다. 또한 성룡은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직접 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성룡은 이소룡과의 관계 그리고 스턴트 없이 액션연기를 하면서 목숨을 걸어야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성룡은 '걸어다는 종합 병원'으로 불릴 정도로 부상을 당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부상을 당했지만 그는 "관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그가 출연한 몇몇 장면을 소화할 때 그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죽음을 각오하면서도 위험한 연기를 직접 해낸 이유는 '리얼리티 액션'을 추구하는 그의 영화 철학 때문이었다.
'폴리스스토리'에서 백화점을 기둥을 타고 25m나 되는 높이에서 내려왔던 장면, 그리고 '폴리스스토리3'에서 비행 중인 헬기가 내린 사다리를 공중에서 직접 잡는 장면을 설명했다. 이 장면들은 자칫 잘못하면 '저 세상'으로 갈 수 있을만큼 위험했다.
사실적인 액션 연기와 해학미 여기에 성룡표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동심'이다. 잔혹한 장면을 통해 비장미를 추구한 이소룡은 성인들이 볼 수 있는 영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비교해 성룡은 성인들은 물론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추구했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성룡은 "나는 내 아들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추구한다. 그러면 전 세계에 있는 다른 어린이들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 뒤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내 영화에서는 피 흘리는 장명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최근작인 차이니즈 조디악에서는 딱 한 장면이 나오는데 피를 흘리는 장면이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소룡보다 대중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던 성룡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성룡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이소룡에 대해 "카리스마 넘치는 영화에서와는 달리 매우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이소룡이 33세의 나이로 요절하고 난 뒤 새로운 액션 스타를 꿈꾸는 지망생들은 모두 그를 모방했다. 하지만 성룡은 이소룡를 흉내내지 않았다.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점에 고민했고 마침내 '성룡표 영웅'을 창조했다.
해학미 넘치고 옆집 아저씨처럼 따뜻한 인상을 지닌 성룡의 캐릭터는 40년 가까이 대중 곁에 머물러 있다.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한 점이 오늘 날의 그를 완성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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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성룡 (C) MBCTV 방송화면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