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그동안 드라마에서 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부녀간의 애정이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서영(이보영 분)과 눈물겨운 화해를 이룬 삼재(천호진 분)는 마침내 행복을 맞이하는 듯 보였다. 그토록 염원했던 딸과 갈등을 해소하고 손을 맞잡았다. 또한 자신의 꿈인 가구 디자이너의 일을 시작했고 아들(상우), 며느리(호정)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과 동시에 삼재에게 찾아왔다. 서영의 전남편인 우재(이상윤 분)를 구하려다 차이 부딪힌 삼재는 복막염이 파열되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이 때 다친 상처는 후유증으로 남았고 점점 극심한 고통으로 이어졌다.
자식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지독한 통증을 견뎌낸 삼재는 모처럼 서영과 상우(박해진 분) 그리고 호정(최윤영 분)과 함께 여행길에 나선다. 자신의 아내가 잠들어 있는 묘지에 가기위해 길을 나섰던 삼재는 휴게소에서 서영이 몰던 차로 갈아 탈 예정이었다. 어려서부터 삼재에게 둘도 없었던 서영은 모처럼 단 둘이 차에 탑승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삼재는 자신의 딸 옆에 탑승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복막염 통증을 호소하던 삼재는 상우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호송된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면서 한 차례 고비를 넘기지만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온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삼재는 숨을 헐떡이면서 서영을 바라본다. 서영과 삼재의 시선이 마주치면서 두 부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삼재는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새드엔딩을 예고했다.
'내 딸 서영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서영과 삼재의 눈물겨운 ‘부녀애’를 그리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화해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내 딸 서영이'의 중심 내용이었다. 많은 시청자들은 그동안 한국드라마에서 흔하게 나타났던 '죽음을 통한 이별'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삼재와 서영이의 질곡 많은 사연은 '헤피 엔딩'을 허락하지 않는 듯 보인다.
'내 딸 서영이'가 표방한 주제는 부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가족의 해체와 결합'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사람의 갈등이 화해에 이르는 과정은 제법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서영은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며 우재와의 결혼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 거짓말이 들통 날 때 서영은 우재의 가족과 헤어지고 홀로 독립한다. 이 상황에서 서영을 걱정하던 삼재는 딸에게 다가서 설득하지만 서영은 '애증의 대상'으로 남아있던 아버지의 말을 외면한다.
두 사람의 접촉은 수차례 이루어지지만 갈등의 골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영은 성실한 인간으로 변한 아버지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결혼식을 아버지가 몰래 봤다는 것을 확인한 뒤 마침내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그러나 두 부녀의 '행복'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내 딸 서영이'는 극 후반부의 긴장도를 높이기 위해 삼재가 쓰러지는 쪽을 선택했다. 삼재의 증세가 심해지면서 '새드 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보인다.
이 드라마의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 사물 중 하나는 삼재가 만들고 있는 '흔들의자'다. 목공예를 꿈꾸던 삼재는 손수 딸인 서영을 위해 흔들의자를 만들었다. 새드 엔딩으로 끝날 경우 이 의자는 목공예 가게의 사장인 심덕(이일화 분)이 대신 선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해피엔딩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극적으로 죽음의 고비를 모면한 삼재는 딸에게 직접 흔들의자를 선물하며 이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많은 시청자들이 '해피 엔딩'을 예상하고 있는 이유는 삼재의 흔들의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흔들의자는 아버지 삼재가 아닌 다른 이가 대신 선물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 딸을 키운 손으로 직접 만든 아버지의 목공예 작품이 '새드 엔딩'의 상징이 될까, 아니면 '헤피 엔딩'의 선물이 될까.
[사진 = 이보영, 천호진 (C) KBS 방송화면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