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9:20
연예

'가수 출신' 윤은혜, 진정한 여배우가 되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3.02.05 08:02 / 기사수정 2013.02.05 19:53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지치도록 울고 또 울었다.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이수연으로 철저하게 변신한 윤은혜는 두 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수연의 아픔을 함께 경험하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보고싶다'가 종영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지금, 이제 그 슬픔에서 한 걸음 빠져나온 것일까.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에게서 여유로움이 한결 묻어나왔다.

"수연이에게서 빠져 나오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특별히 노력한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작품 끝나고 몸이 너무 힘들었어요. 피로가 몸에 쌓이다 보니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죠. 엔딩신 찍을 때는 응급실까지 실려갔는데, 링거를 네개나 맞으면서 촬영했어요."

물론 체력적으로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극중 수연이 유달리 눈물이 많은 역이었기에 '윤은혜 잔혹사'라는 말을 나올 만큼 감정의 소모도 컸다. 그래도 현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유할 수 있었다.

"유독 우는 장면이 많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추위 속에 감정신이 많아 힘들었지만 다행히 재밌게 찍었죠. 스태프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요. 다른 드라마에 비해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추운 날씨에 더 많이 뛴 유천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죠."



전작 MBC '궁'(2006년)과 '커피프린스 1호점'(2007년), 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2009년) 등에서 발랄한 매력을 주로 선보였던 윤은혜는 정통멜로 '보고싶다'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변한 것은 이미지뿐만이 아니다. 걸그룹(베이비복스)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연기를 시작한 과거의 윤은혜와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지금의 윤은혜는 본인 스스로가 느낄 만큼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아가씨를 부탁해' 때 역할과 안 어울린다는 질타를 받아서 힘들었어요. 가수 출신 연기자로서 인정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차가운 반응이 많았거든요. 밥도 못 먹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열심히 해서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자만하지 않는 계기가 됐어요. '보고싶다'도 출연하기 전부터 역할과 안 어울린다는 얘기가 많아서 걱정했지만 의욕적으로 도전했어요. 다행히 시청자분들이 예쁘게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윤은혜는 '보고싶다' 외 대다수의 작품에서 상큼한 매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윤은혜는 보기와 달리 차분하고 생각이 깊어보였다. 그 자신도 "생각이 많고 억울한 일이 있어도 자책하는 타입"이라 말할 정도로 매사에 조심성 있는 성격을 갖고 있단다.


"큰일에는 대범한데 오히려 작은 일에는 그렇지 않아요. 왜곡된 시선들 때문에 억울한 적도 많았지만 해명을 못하고 자책하는 스타일이죠. 수연이처럼 복수한다고요? 전 용서하는 편이에요. 누군가를 힘들게 한다고 내 행복이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이처럼 신중한 성격 때문에 이미지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SBS '런닝맨'에 과거 'X맨' 시절 김종국과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 것에 대해 묻자 난감해하면서도 "출연료 좀 받아야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지금까지 회자가 된다는 것도 그만큼 이슈가 된다는 뜻이겠죠. 물론 예능에 출연하고는 싶지만 연기하는데 제약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밝은 캐릭터를 보여주게 되면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데 또 많은 노력이 들어가요. 아직 연기로 많은 걸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예능에 출연하면 예능 이미지를 깨는 게  힘들 수 있어요."



윤은혜는 올해로 만 스물여덟, 우리나이로 서른을 맞았다. 보통의 여자들처럼 연애도 자유롭게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을 터다. '보고싶다'에서는 박유천과 유승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었지만 현실의 윤은혜는 정말 외롭단다.

"'보고싶다'를 찍으면서 더 외로워졌어요. 바쁠 땐 몰랐는데 촬영하다 쉴 때면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애인과) 사소한 통화도 하고 싶고요. 예를 들어 '나 지금 밥 먹어', '잘려고' 이런 것들이요.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네요."

걸그룹 출신에서 배우, 대학원생, 그리고 지난해에는 단편영화 '뜨개질'의 감독까지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윤은혜. 하지만  보기와 달리 그의 향후 계획과 꿈은 소탈하기 그지없었다. 여배우이기 이전에 그는 여전히 세상 경험에 목말라하는 호기심 많은 평범한 여자였다.

"기대치가 낮을수록 행복지수는 높아져요. 나를 너무 가둬두지 말고 마음도 편하게 먹고, 조금만 덜 상처를 받아야겠다 싶어요.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남들처럼 여행도 가보고 싶고요. 이것저것 많이 경험할수록 연기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윤은혜 ⓒ 더하우스컴퍼니 제공]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