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청주, 스포츠부 홍성욱 기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정덕화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지휘봉을 물려받은 청주 KB국민은행 구병두 감독대행이 1악장부터 거침없는 3연승을 써내려가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구 대행이 이끄는 KB국민은행은 1일 청주실내체육관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82-75로 승리하며 사실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4위 자리를 굳혔다. 놀라운 건 15점 차이를 뒤집은 뒷심이다.
구 대행 체제로 전환한 KB국민은행은 1월26일 2연승 중인 하나외환을 홈으로 불러들여 64-61로 승리할 때도 17점차 리드를 극적으로 뒤집었고, 1월28일엔 선두 우리은행을 역시 청주로 불러들여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 끝에 76-74로 이기며 농구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구 대행은 “이길 생각뿐이었다. 준비를 많이 했다. 나도 선수들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다. 선수들이 알아서 척척 하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구 대행이 강조한 점은 ‘즐거운 농구’다. 슛은 들어갈 수도 있고,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 자신있게 던지라는 주문이다. 이날 대활약한 강아정에게도 “안들어가도 좋으니 편하게 쏴라. 10개를 던져서 계속 안들어가도 결정적일 때 하나만 성공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구병두 감독대행은 카이저가 복귀하자마자 대활약을 펼치자 “이 정도까지 해줄지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부상 이전에는 강영숙과 일대일 상황에서 대등했는데 오늘 보니 (강)영숙이를 자빠뜨릴 만큼 몸싸움도 잘해줬다”며 대견해했다.
구 대행은 득점력이 높아지면서 연승까지 달리는 비결을 묻자 “감독 위치는 선수 개개인의 마음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선수 출신인 만큼 선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목표는 플레이오프였다”며 “올라간다면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겸손해했다.
지금 머리 속은 이틀 뒤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 대한 생각뿐이라는 구병두 감독대행은 "맞춤수비에 대한 연구를 해봐야 겠다"며 의기양양하게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구병두 ⓒ WKBL 제공]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